美 대선 전 파병시점에 北 ICBM 기지 첫 공개…대미 메시지 표출

김정은, 대원수 계급장·국무위원장 마크의 야전사령관 복장

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2주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러시아 파병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자 북한이 전략 미사일 기지를 보란 듯이 공개했다.
 
'화성-18'형 ICBM과 중장거리극초음속미사일 '화성-16나'형 등 전략 미사일을 운용하는 지하 기지이다. 
 
노동신문 등 북한의 매체들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미사일 기지를 시찰했다고 보도하면서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숲속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걸어가는 모습을 담아 전략미사일 기지를 방문하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살렸고, 지하기지 안에서는 고체연료 기반의 '화성-18'형 ICBM과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인 '화성-16나'형 등의 전략 미사일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연출했다. 
 
김 위원장이 '전략무력', 또는 '전략미사일 기지' 등을 언급한 적은 있으나 실제 기지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파병이 알려지면서 미국과 나토 등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고 미국 대선도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는 점에서 전략미사일 기지 공개는 일정한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략적 억제력의 가동준비상태"를 점검하면서 "핵 무력의 철저한 대응 태세를 엄격히 갖출 것"을 지시하는 한편 전략미사일 무력의 기술 현대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러시아 파병에 따른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핵 무력 대응 태세 등 전쟁 억제력을 시현하는 한편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상기시키며 존재감을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화성 18'형 ICBM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니라고 해도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 사거리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중장거리극초음속미사일인 '화성16나'형도 미국 증원전략을 보내는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미용 전략미사일이다. 
 
김 위원장이 전략미사일의 기술 현대화를 강조한 것도 앞으로 이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방문에서 견장에 대원수 계급장을 달고 오른 쪽 가슴에 국무위원장 마크가 새겨진 야전사령관 복장 차림을 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 파병의 현실화에 따라 한반도에 위기가 조성되거나 위협이 가중될 수 있는 자극적인 실험보다는 전략무기 기지를 공개하여 보복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대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며 "파병 징후가 조기 노출되고 기정사실화되는 것에 대해 북한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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