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파행·내홍·제 밥 챙기기…바람 잘날없는 대전 대덕구의회

대덕구의회. 김미성 기자

대전 5개 구의회 중 유일하게 원구성 파행을 빚고 있는 대전 대덕구의회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의원이 10여 명도 안 되는 기초의회에서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원구성도 파행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4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된 대덕구의회는 4차례 투표 끝에 후반기 의장으로 무소속 전석광 의원을 선출했으나 부의장과 상임위 공석은 여전히 채우지 못한 상태다.

이미 다른 구의회보다 늦게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 데다 원구성도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행정사무 감사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구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내분이 일어나며 제명과 당협위원장에 대한 '부족한 리더십'을 지적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전날 윤리위원회를 열고 대덕구의회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당 지침을 어긴 양영자 대덕구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양 의원이 구의회 의장단을 선출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과 함께 무소속 후보에게 투표하며 당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대전시의회 이효성, 이용기 시의원, 국민의힘 대덕구의회 김홍태, 이준규, 조대웅 의원이 22일 오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미성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이효성·이용기 시의원, 김홍태·이준규·조대웅 구의원은 22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경호 대덕구 당협위원장을 저격했다.

이들은 박 위원장을 향해 "구태의연한 정치, 내로남불의 정치를 멈추고, 정의롭고 공평한 정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당내당 정치, 줄세우기 정치, 공천권을 무기로 하는 겁박 정치를 멈추고 당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당화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구의회 원구성 과정에서 박 위원장이 양영자 의원만을 감싸며 당협 내 분열을 일으켜 편파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요청에 박 위원장이 응답하지 않을 경우 시당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중앙당에도 이같은 부분을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박경호 당협위원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중간 단계를 쏙 빼먹은 것으로, 양영자 의원 말고도 이준규 의원께 출마하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안 한 거고 구의원 총회에 의해서 조대웅 의원이 출마한다길래 나는 지지했다"며 "그런데 조 의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중도에 출마 후보 사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당 화합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달 국민의힘 김홍태·이준규·조대웅 구의원들이 구의회 내 감투싸움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후반기에는 어떤 자리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던 입장에는 슬그머니 변화가 보였다.

22일 기자회견에서 후반기에 어떤 자리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이 유효한지 묻는 질문에 조대웅 구의원은 "서로 협상이 잘 안되고 있어서 이렇게 된다면 대덕구의회도 더 이상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대의적 차원에서 협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덕구의회는 최근 의원들의 1인당 식사 가액을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홈페이지에 입법예고 했다가 시민단체의 지적을 받자 부랴부랴 삭제하는 촌극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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