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최근 교육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타랑께 마을 버스사업'을 갑자기 중단하면서 체험 학습을 준비하던 일선 학교들이 예산을 배정하지 못해 수업을 취소하는 등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
"취소된 교육 활동들은 사실 예전부터 모두 예고가 되어 있었습니다. 갑자기 예산이 부족하다며 이렇게 취소되는 것에 대해 지금 매우 화가 납니다."
광주 풍영초등학교에서 마을공동체 교육을 담당하는 A교사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 9월 신청했던 '타랑께 마을 버스' 사업이 종료됐다는 공문을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A교사는 이달 21일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 5학년 학생 20여 명을 데리고 광주 북구 국립광주박물관을 다녀오려고 했지만 결국 취소해야만 했다.
A 씨는 "아이들과 문화재를 보기로 하고 장소 선정과 예약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다"면서 "갑자기 이렇게 무책임하게 프로그램이 종료됐다고 연락이 와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이들도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풍영초등학교 6학년 20여 명도 같은 날 광주 서구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내 독도체험관에서 교육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결국 받지 못했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타랑께 마을버스 사업'은 지역의 역사와 인문, 문화 인프라와 연계한 마을교육 공동체 지원사업이다.
타랑께 마을버스는 복잡한 행정절차 없이 광주마을교육공동체 홈페이지에서 '클릭 한 번 또는 전화 한 통'으로 45인승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타랑께 마을버스'는 지난 4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초등학교 272대, 중학교 38대, 고등학교 16대, 마을단체 등 기타 24대 등 모두 350대를 운영했다.
올해 예산은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시가 50대 50으로 부담하여 모두 1억 원이다. 일선 학교는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역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로 일선 학교에서는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광주시교육청이 1500여만 원 상당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지난 20일 이후로 신청한 학교 등은 버스 지원이 불가하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광주 교원단체도 타랑께 마을버스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취소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박삼원 광주교사노조 위원장은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해야 할 것과 중단해야 할 것을 살펴보고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다음에 순차적으로 중단하거나 축소해야 하는데 광주시교육청은 그러한 절차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관계자는 "교육 재정의 급격한 악화 등의 이유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내년에는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