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월급제 유예' 근거였던 통계체계에 '오류'

류영주 기자

정부가 택시월급제 시행을 유예하면서 제시했던 통계자료에 오류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부가 부실한 근거로 정책 결정을 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택시운행정보관리시스템(TIMS) 자료가 택시회사 운송수입을 과소 집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21일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윤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IMS는 서울시 자료에 비해 운송수입이 최대 49%까지 차이가 났고, 하루에 수백km를 운행해도 수입이 0원으로 나타나는 사례도 빈번했다.
 
윤종오 의원실 제공
택시 운행수입을 집계하는 장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TIMS,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택시정보시스템(STIS) 등이 있다.
 
국토부가 제출한 서울시 2개의 택시회사 수입 자료를 비교하면, TIMS와 STIS 두 장치를 모두 장착하고 운행했을 때 STIS에 비해 TIMS의 운행수입이 13%부터 49%까지 덜 잡혔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국토부의 다른 TIMS 자료에서도 영업수익 누락 가능성이 확인됐다. 충남의 한 택시는 지난해 6월 13일 하루 472km를 운행했음에도 당일 영업수입이 0원으로 기록됐다. 이 업체는 지난해 일일 200km 이상 운행했어도 영업수입이 0원인 경우가 1만17건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운행 1만6558건의 60%다.
 
윤 의원은 "지난 8월 국회에서 택시월급제 전면 시행 여부가 논의될 때 국토부가 시행 유예를 주장하면서 제출한 근거는 TIMS 자료였다"며 "국토부가 부실한 통계에 입각해 사회적 합의였던 택시월급제 전면 시행 유예를 주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종오 의원실 제공
서울시에서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택시월급제는 지난 8월 20일 전국 확대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여야 합의를 거쳐 서울 이외 지역의 시행이 2년 유예됐다.
 
윤 의원은 "국토부가 TIMS가 허점투성인 것을 알면서, 이를 바탕으로 택시월급제 유예를 위한 자료를 만든 것은 국토부의 통계조작"이라며 "2년 후 시행여부를 두고 문제될 것이 분명한 현재 TIMS를 바탕으로 다시 자료를 만든다면, 국토부가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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