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 후폭풍 국회로…野 '김 여사 핸드폰' 압수 안 한 검찰 맹공[박지환의 뉴스톡]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앵커]
검찰이 어제 불기소 처분한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후폭풍이 오늘은 국회로 번졌습니다.

여야는 오늘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불기소 처분을 놓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해명을 요구하며 난타전을 벌였습니다.

김태헌 기자 국감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오늘 국회 법사위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을 상대로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검찰은 존재 이유를 잃었다'라면서 정치 검찰을 해체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서트/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다 잃었어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아니라 서울중앙지방 변호사회가 됐습니다."

반대로 여당인 국민의힘은 검찰이 김 여사를 상대로 과잉 수사를 벌였고 증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 처분한 것일 뿐이라면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두둔했습니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입니다.

[인서트/국민의힘 조배숙 의원]
"3년 8개월 동안 50여 곳에 대해서 6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또 150명을 소환 조사했어요. 먼지털이식 수사를 했는데도 증거가 안 나와서 기소에 실패한 사건입니다."

[앵커]
어제 검찰에서는 장장 4시간에 걸쳐서 언론 브리핑을 열었잖아요. 관련해서 때아닌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고요?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정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중앙지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

[기자]
네. 바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논란의 중심이 됐습니다.

주가조작 범행의 주범인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과 김 여사 사이에 의사 소통. 그러니까 시세 조종을 공모했는지 확인하려면 김 여사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중요할 텐데요.

검찰은 지난 4년 반 동안 수사를 하면서 김 여사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에는 실패했습니다.

수사 초기 압수수색 영장을 한 번 청구했는데 이게 기각이 됐고, 그 이후로는 다시 청구를 못 했다고 검찰은 어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국감장에서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도이치 사건에 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말한 겁니다.

민주당은 곧바로 '청구하지도 않은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고 왜 거짓말을 했느냐'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하루 만에 검찰의 말이 달라진 건데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사실 관계를 정리하면 검찰이 2020년 10월에 김 여사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당시 함께 수사하던 코바나컨텐츠에 대해서 한 것이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관한 영장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두 사건의 피의자가 김 여사로 같기 때문에 영장 종류에 따라 두 가지 범죄사실을 같이 쓰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하나만 쓰기도 했는데, 브리핑 과정에서 설명이 부족해 소통의 오류가 생긴 것 같다는 게 검찰 측의 해명입니다.

[앵커]
4시간 가까운 설명에서 소통의 오류라니 아이러니하네요.

[기자]
그런데 검찰 설명을 다 사실로 인정하더라도 의문이 남습니다.

이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4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한 번 청구한 영장이 기각됐고, 다시 청구했다가 또 기각된다면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만,

[앵커]
있습니다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어디까지나 수사를 계속 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만 납득이 되는 설명입니다.

이미 4년 넘게 시간이 지났고 권오수 등 주가조작 주범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이며 구속영장이며 다 강제 수사를 해서 기소했고 항소심까지 재판이 끝났습니다.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수사 의지가 있었다면 불기소로 사건을 종결하기 전에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했어야 앞뒤가 맞는 겁니다.

[앵커]
검찰은 왜 압수영장을 다시 청구하지 않았다고 합니까.

[기자]
김 여사가 권오수 전 회장이나 실제 시세조종 선수로 뛴 피의자와 달리 단순 계좌주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평범한 투자자다.

[기자]
그렇습니다.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의 범행에 돈과 계좌를 빌려준 일종의 단순 투자자에 불과하고,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김 여사 같은 투자자가 94명인데 이 중 누구도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검찰 설명처럼 김 여사를 단순 계좌주로만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정황도 많습니다.

김 여사가 권오수 전 회장과 오래 금전을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은 사이라거나 한 번에 십수억이나 되는 큰 액수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고팔기도 한 점, 김 여사의 주식 계좌가 실제로 시세조종에 활용된 것이 법원 판결로 인정된 부분 등입니다.

이런 의심스러운 정황을 고려했을 때 무혐의 처분에 앞서 김 여사 휴대전화를 확인해서 시세조종 선수들이나 권오수 전 회장과 공모하거나 모의한 흔적이 있을 가능성은 최소한 들여다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앵커]
네. 민주당에서는 이와 관련해 검찰총장 탄핵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서 파장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