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이 14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5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취임사를 겨냥한 훈련 이후 올해 들어 두번째 벌이는 대만 포위 훈련으로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항공모함까지 동원됐다.
인민해방군 "대만 독립 세력에 충격과 공포를"…해경도 가세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리시 대변인은 이날 오전 5시(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14일 동부전구는 전구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해협과 대만 섬 북부·남부, 섬 동쪽에서 '연합 리젠(날카로운 검)-2024B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 대변인은 "군함과 항공기가 여러 방향에서 대만 섬에 접근하고, 각 군 병종이 합동 돌격할 것"이라며 "해상·공중 전투준비·경계·순찰과 주요 항구·영역 봉쇄, 대해상·육상 타격, 종합적 통제권 탈취 등 과목을 집중 연습해 전구 부대의 연합 작전 실전 능력을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의 '독립' 도모 행동에 대한 강력한 충격과 공포이자 국가 주권과 국가 통일을 수호하는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도 동원됐다. 동부전구 측은 랴오닝함 전단을 대만 동부 수역과 공역의 목표물을 겨냥한 합동 훈련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항공모함이 대만 포위 훈련에 동원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번 훈련에서 랴오닝함은 소속 함대를 이끌고 대만 동쪽 해상에서 미군 등 외부세력의 대만 지원을 차단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998년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뒤 개조를 거쳐 2012년부터 훈련용으로 사용되던 랴오닝함은 최근 1년간의 개량·개선 작업을 통해 '전투함'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중국 해경도 이날 오전 류더쥔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해경 4개 편대가 대만 주변 해역에서 순찰을 벌인다고 발표하면서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섬을 통제하는 실제 행동"이라고 밝혔다.
대만과 인접한 중국 동남부 푸젠성 해경 역시 대만 관할인 둥인다오와 마쭈다오 부근 해역에서 검증·식별, 선박 승선 검사, 통제, 퇴출 등을 포함한 '종합 법 집행·순찰'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대만은 주권독립국" 라이칭더 '양국론' 겨냥…美中 신경전도
'2024B 연습' 이라는 명칭에서 드러났듯이 이번 훈련은 지난 5월 말 라이 대만 총통의 취임사에 반발해 벌인 '2024A 연습'과 마찬가지로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인 동시에 역시 라이 총통의 최근 발언을 겨냥했다.
독립성향의 라이 총통은 지난 1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건국절대회 기념사에서 "지금 중화민국(대만)은 이미 타이·펑·진·마(대만 본섬과 펑후, 진먼, 마쭈)에 뿌리 내렸고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일에도 "중화민국은 113살이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은 75살에 불과하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중화민국의 조국이 아니다"라고 말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라이 총통은 지난 5월 취임식에서 "중화민국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주권독립 국가",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과 대만은 별개 국가라는 개념의 '양국론'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훈련에 대해 미국 정부는 우려를 표시하며 중국 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일상적인 연례 연설에 군사적 도발로 대응하는 것은 부당하고 위험을 확대시킨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행동에 자제력을 보이고 대만해협과 더 넓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할지도 모르는 추가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를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동맹국 및 파트너와 공동의 우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진정 대만해협 평화·안정과 지역 번영을 신경 쓴다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지도자의 약속을 지키며, 대만을 향한 무기 판매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잘못된 신호 발신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