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미술관 유치 반대 행사 하루 전 '불허'에 시민단체 반발

부산 남구청, 행사 하루 전 보완 서류 요청
결국 점용 허가 받지 못해 예술행동 행사 취소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박진홍 기자

부산 남구청이 퐁피두미술관 분관 유치 반대 예술 행사를 하루 전 불허 통보하면서 시민단체가 "공론화를 막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민예총과 퐁피두미술관 분관 유치 반대 부산시민사회대책위원회(대책위) 등 지역 문화단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 어울마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기대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 반대 예술행동' 행사가 무산됐다.
 
앞서 이들 단체는 퐁피두미술관 분관 유치가 합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지난 8일 남구청 공원녹지과에 행사 사전계획서를 제출했다. 이후 담당자와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누며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11일 남구청은 이들 단체에 이기대공원 어울마당에 대한 점용 허가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업계획서를 보니 공연예술 행사가 아닌 것 같다며 집회신고서와 사용할 공간의 면적, 음향 사용 세부 계획서 등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들은 애초 계획했던 예술행동 행사 대신 기자회견으로 대체했다. 이들 단체는 행정 기관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집회가 아닌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부산시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건 당연하다. 불허한다면 미리 통보해 집회 신고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하게 하루 전 통보했다"며 "부산시와 남구청의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 공론화를 막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은 행사 자체를 반대한 게 아닌 행사 주최 단체에서 제출한 서류에 미비한 부분이 있어 보완을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신청 양식에 필요한 내용이 빠져 있어 보완을 요구했고 결과적으로 충족이 안 됐다 보니 점용 허가를 내줄 수 없었다. 주말의 경우 공원 이용객이 많고 소음이나 차량 진입 등 문제도 신경 써야 해 계획서가 중요하다"며 "민원 처리 기한은 15일이지만 행사 주최 단체에서 사용계획서를 지난 8일에 접수해 시간이 촉박했던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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