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을 포함해 의료개혁에 반발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이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유급이라는 겁박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김창민 학생회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책임한 말을 뱉은 교육부 장관은 의대생들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오전 9시~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다.
김 회장은 "의대 증원을 납득할 만한 근거 없이 졸속으로 일방 추진한 정부를 보며 많이 화가 났다"며 "학생이 정부에 저항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수단인 휴학계 제출까지 하며 저는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6일 교육부 장관 브리핑을 듣고 더 이상 함구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제 표면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학생들이 내년에 돌아오는 것을 약속하면 휴학을 승인해 주겠다는 '조건부 휴학 승인'을 내걸고, 만약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 혹은 유급이라며 겁박했다"며 "교육을 책임지는 장관이 학생들을 향해 이러한 강요와 협박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지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의대생들을 국가 보건의료에 기여할, 양성해야 할 인재들로 존중하지 않고, 그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항 세력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확신했다"며 "교육부 장관은 이 모든 발언에 대해 해명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의대 교육 5년 단축'과 관련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내년 의사 수급이 걱정되니 6년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한다는 발언까지 나온 것"이라며 "현장 경험도 없이 탁상공론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양질의 교육을 망치고 있는 정부 행태가 도를 넘었음을 교육부 장관은 자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 교육 질 저하로 오는 폐해는 의대생과 미래 의사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6년 교육 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려는 정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정심(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록 파기,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발언, 의평원 1년 유예, 의학교육 단축 등 법치를 다 무시하고 독단적인 행태를 목도했을 때, 앞에 나서 분개하며 목소리를 내야 했는데 지금에서야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