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고신용자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신용점수 840점 이상의 고신용자 가계대출 잔액은 총 1458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용 점수 665~839점의 중신용자 가계대출 잔액(330조9천억원)이나 664점 이하의 저신용자 가계대출 잔액(69조5천억원)보다 월등하게 많은 수치다.
고신용자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가팔라
고신용자 가계대출 잔액은 5년 전인 2019년 상반기 말 1165조5천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58조9천억원으로 2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신용자 가계대출 잔액이 7.2%, 저신용자는 20.2% 각각 감소했다.
1인당 평균 가계대출 잔액의 경우도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고신용자는 1억1083만원, 중신용자는 6749만원, 저신용자는 4204만원으로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컸다.
40대 가계대출 가장 많아…증가폭 1위는 30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연령대별 가계대출 잔액을 보면, 40대가 536조2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이하가 496조3천억원, 50대가 457조원, 60대 이상이 369조7천억원 순이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30대 이하 대출 잔액 증가 폭이 98조9천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60대 이상 84조2천억원, 40대 64조8천억원 등이었고, 50대는 1조1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인당 평균 가계대출 잔액은 40대가 1억157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50대는 9747만원, 60대 이상은 8614만원, 30대 이하는 8128만원 등이었다.
2건 이상 주담대 받은 가계 비율 32%
국회 기재위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택담보대출 건수 중 2건 이상 주담대를 받은 가계 비율 평균은 32%로 나타났다.
다주택자들의 주담대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상위 20%(5분위)인 고소득층에 주담대가 몰려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5분위가 78.1% 를 차지하고, 주담대는 93.7% 를 차지했다.
차 의원은 "고소득층이 실거주 목적이 아닌 금융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 이득을 누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금융불평등이 자산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