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치고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산적한 국내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가장 먼저 눈길이 쏠리는 부분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독대(獨對)'다.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이뤄질 독대에서 김건희 여사 사안, 의료개혁 등 당정이 시각차를 보인 주제에 대해 공감대를 이룰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민생 현안에 집중하며 이달 중 발표될 범정부 차원의 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 3국 순방 마친 尹, 韓과 '독대' 주목
윤 대통령은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 일정을 마치고 지난 11일 저녁 귀국한 뒤, 주말 사이 외부 공식 일정 없이 국내 현안을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당장 주목되는 현안은 10·16 재·보궐선거와 선거 뒤에 있을 한 대표와의 독대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여러 차례 독대 요청 이후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의 건의를 듣고 독대를 수용했다.
독대에서는 김 여사 사안과 의료개혁 해법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대표는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를 주장하고,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 "국민이 납득할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굳이 현 시점에서 언급할 입장은 없다"며 "독대에 이르러서 대통령과 당 대표 간 논의를 지켜봐야 하고, 한 자리에서 모든 게 해결되긴 쉽지 않겠지만 결과물을 기대해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독대와 관련 구체적인 시기와 의제 등도 당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불쾌한 기류도 흐른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에서나 긴밀하게 할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건 사전 '압박용'으로 본다"며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 대표가 조급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의료개혁 논의가 이뤄진다면 당정 간 이견이 표출됐던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한 대표가 제안해 추진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의 원활한 가동 방안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주차 국정감사 주시…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 준비 만전
대통령실은 2주차에 접어든 국회 국정감사도 주시하고 있다. 야당은 김 여사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고, 최근에는 김 여사에 대한 상설특검에도 군불을 지피고 있다. 명태균씨와 관련한 '공천개입 의혹'도 집중 공세를 펴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명씨로부터 특별히 조언을 받거나 활발한 소통을 하지 않았다며, 명씨의 과장되고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당장 민생 현안에 집중하며 이달 말 발표가 예상되는 범정부 차원의 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초 참모들에게 "수출이 호조세인데 그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고, 그 대표적 사례가 자영업자"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은 지난 7월 윤 대통령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회의에서 발표한 25조 원 규모의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대책보다 한층 진전된 내용으로 예상된다. 당시 종합대책에는 소상공인 정책자금·보증부대출 상환 기간 최대 5년까지 연장, 전기료 지원 대상 매출 기준 6000만 원으로 2배 상향 등이 담긴 바 있다.
대통령실은 특히 음식 배달 플랫폼 업체의 과도한 수수료율을 문제로 보고 이번 대책에 '상한제 도입' 등 관련 해법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음식 배달 플랫폼 업체의 수수료율이 과도하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종합 대책을 준비하고 있고, 이달 말 혹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면 다음 달 초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