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컬리도 참전…화장품 유통 무한경쟁 돌입

컬리, 10~13일 처음으로 오프라인서 '컬리뷰티페스타' 열어
구매력 높은 30·40대 등에 업고 CJ올리브영 아성에 도전
다이소, 무신사 이어 쿠팡도 뷰티 라인업 강화
편의점업계도 '가성비 화장품' 무기로 뷰티시장에 등판

'나만의 뷰티 럭셔리를 찾는 여정' 컬리뷰티페스타 2024 개막 DDP 외관 현수막. 컬리 제공

이커머스업체 컬리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컬리뷰티페스타'를 열며 화장품 사업에 본격 참전을 선언했다. 최근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이어 편의점업계까지 모두 각자만의 무기를 들고 뷰티업계에 뛰어들면서 국내 화장품 유통업계가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컬리, 구매력 높은 30·40대 안고 뷰티 시장 참전

지난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뷰티컬리의 첫 오프라인 축제 '컬리뷰티페스타 2024'가 13일 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컬리뷰티페스타는 뷰티컬리가 뷰티 서비스 론칭 2년 만에 처음으로 여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다.
 
출범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뷰티컬리의 누적 거래액은 5천억원에 달한다. 컬리 전체 매출에서 뷰티컬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다. 올 상반기 거래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
 
매출의 70~80%가 구매력이 높은 30·40대라는 점이 당장 성장 동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컬리 만의 강점이다. 10·20대를 주력 고객으로 둔 CJ올리브영이나 무신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컬리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개최하는 '컬리뷰티페스타'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컬리 제공

뷰티컬리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수는 약 1천개다. CJ올리브영(2400여개)이나 무신사(1700여개)보다는 적지만 차별화한 브랜드를 보유했다고 컬리는 강조한다.
 
최재훈 컬리 최고커머스책임자는 "이번 컬리뷰티페스타 2024는 프레스티지 브랜드들이 다수 참여한 첫 오프라인 행사이자 가장 혁신적인 이노베이션 브랜드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뷰티 축제"라며 "뷰티컬리는 앞으로도 뛰어난 큐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좋은 브랜드와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별해 믿고 사는 뷰티 전문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이소, 무신사 이어 쿠팡도 뷰티 라인업 강화

쿠팡,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R.LUX' 론칭. 쿠팡 제공

지난달 초 이미 뷰티페스타를 성황리에 마친 무신사는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패션업체 '레스트앤레크레이션'의 화장품 브랜드(RR 뷰티)를 출시하는 등 후속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R 뷰티는 무신사와 레스트앤레크레이션이 협업해 만든 브랜드로, 무신사에게는 '라이선스 뷰티' 사업의 첫 성과물이다.
 
RR 뷰티 제품은 공교롭게도 뷰티컬리 행사가 시작한 지난 10일부터 무신사와 레스트앤레크레이션의 한남·성수 플래그십 매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국내 이커머스업계 1등 쿠팡도 뷰티라인 강화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 2일 고급 화장품 유통을 강화하고자 기존 로켓럭셔리 서비스를 별도로 선보이는 전용앱 '알럭스'(R.LUX)를 출시했다.
 
쿠팡의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고급)의 합성어이다. 다이소에 이어 무신사와 컬리 등 온라인 사업자들이 화장품 유통을 강화하는 가운데 쿠팡은 '직매입 정품 화장품의 로켓배송'을 강점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알럭스에는 SK-II와 르네휘테르를 비롯해 에스티로더, 설화수, 비오템, 더 후 등 20개 이상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앞으로 브랜드를 더 늘릴 예정이다.
 

'가성비 화장품' 들고 나온 편의점…1등 올영도 긴장 

CJ올리브영이 10월 한 달간 다양한 슬로우에이징 상품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CJ올리브영 제공

여기에 최근 편의점까지 화장품 유통 시장에 참전하면서 뷰티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편의점과 다이소는 주력 고객층이 겹치는 데다가 가성비 상품군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한 차례 큰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U는 지난달 24일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물광팩, 세럼, 보습크림 등 3종의 신제품을 개당 3천원대 가격에 출시했고, GS25도 최근 아크네스 브랜드의 올인원 로션을 9천원대에 내놨다. 시중에 판매하는 본품과 성분은 같지만 ㎖당 가격을 최대 70~80% 낮춰 가성비를 살렸다.
 
이마트24도 최근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브랜드 '플루'와 협업해 에센스, 바디스크럽(각질제거제), 클렌징폼 등 3종을 출시했다. 가격은 모두 7천원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의 복합쇼핑몰 '던던'(dundun·옛 롯데피트인)에 패션·뷰티 특화매장을 열었다.
 
편의점들이 이처럼 저가의 소용량 뷰티 상품군 확대에 나선 것은 주력 소비층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의 화장품 구매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편의점 화장품의 최대 구매 고객은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10·20대다.
 
전 세계적으로 K-뷰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편의점 업계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편의점의 주요 고객군으로 자리 잡은 외국인들의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물론,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이소의 저가 공세로 일부 10대 고객들의 이탈을 경험한 CJ올리브영 역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올리브영은 10월 한 달간 슬로우에이징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슬로우에이징은 노화를 거부하는 '안티에이징'과 달리, 노화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천천히 나이 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캠페인의 메인 이벤트는 오는 15일까지 올리브영 홍대에서 열리는 '올영 은행' 팝업스토어다. 현장에서는 올리브영 대표 슬로우에이징 브랜드인 '넘버즈인', '바이오힐보', '아누아', '이니스프리'가 부스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본격적인 노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대비하고자 하는 핵심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슬로우에이징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우수한 품질의 국내 중소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 및 육성해 앞으로도 슬로우에이징을 포함해 다양한 스킨케어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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