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20여 일 남은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트럼프 두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어 개표함이 열리기 전 까지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주미대사관 국정감사가 열린 1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중인 국회 외통위 소속 의원들도 한결같이 "미국에 오면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길지 답을 들을꺼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막상 와봐도 '붙었다'(두 후보 격차가 거의 없다)는 얘기밖에 없더라"며 허탈해했을 정도다.
연초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다소 앞서간다는 경향성이 있었지만,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후보직 사퇴'로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면서 '초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와 9월 10일 대선후보 첫TV토론에서의 '선전'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월해 앞서가는 듯 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는 거기까지였고 이후 한달동안 지지율 정체 현상을 보이는 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완만하게 치고 올라오면서 대선 구도가 말 그대로 '초박빙'이 된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챗GPT에게 물어봤더니 그 역시 "이번 미국 대선 결과를 확실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생성형 AI인 챗GPT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가운데 누가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할 것인지를 물어본 결과 "매우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은 것이다.
다만 챗GPT는 각 후보의 장단점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설명했다. 이 역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챗GPT는 먼저 해리스 부통령의 강점으로 다양한 매력, 검사·부통령 등의 리더십 경험, 진보적 이슈에 대한 관심, 선거운동 기술 등을 꼽았다.
챗GPT가 선거운동 기술을 해리스 부통령의 장점으로 꼽은 것은 약간의 의외였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토론·연설 부문에서 뒤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정은 달랐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 지난 9월 대선후보 첫TV토론에서 "트럼프를 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챗GP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력한 지지 기반, 선거 캠페인에서의 선동적 메시지, 경제 업적 등의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인플레이션 등 이번 대선 핵심 이슈에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고 있다.
챗GPT는 각 후보의 단점으로는 무능 이미지(해리스)와 사법 리스크(트럼프)를 언급했다.
트럼프캠프측은 최근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피해와 관련해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자금을 모으느라 바빠서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공격했고, 해리스캠프측은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 시도는 민주주의에 대한 훼손"이라며 계속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을 파고 들고 있다.
사실상 이번 대선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선 경합주 7곳에서의 승리 후보 예측에 대해 챗GPT는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와 네바다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에 서 있고 조지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챗GPT의 이같은 예측은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와 기타 여론조사를 참고한 것이다.
파이브서티에이티는 새로운 여론조사가 추가될 때마다 업데이트를 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챗GPT의 경합주 예측도 달라질 개연성이 크다.
파이브서티에이티의 전국여론조사 평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8월말 3.7%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으나 이날 현재 2.4%포인트 우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