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10.16 재보궐선거 격전지인 부산 금정구를 나란히 찾아 선거 지원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부산 금정은 여당의 텃밭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력전에서 국민의힘은 확실한 '텃밭 다지기'를, 민주당은 '단일화 바람'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금정구 중앙대로에서 열린 김 후보 지원 유세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잘못하면 다음에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이 뻔한 얘기를 얼마 전 강화도에서 했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처 눈에는 부처만,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여당은 내가 그 얘기를 했다고 우긴다"며 "일반적인 민주주의 원리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며 "말해도 안 되면 징치(懲治·징계해 다스림)해야 하고, 징치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권은 이에 대해 '탄핵'을 언급한 것이라며 반발했는데, 이를 부인한 셈이다.
그러면서 금정구청장 선거에 대해서도 "부산 금정구는 사실 여당의 텃밭에 가깝지만, 정치는 경쟁해야 한다"며 "꿔다 놓은 보릿자루인데도 당(국민의힘) 이름 달고 나온다고 무조건 뽑으면 그들이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2차 (정권) 심판의 핵이다"며 "한 번의 기회를 주시면 분골쇄신, 뼈가 부서지고 몸이 닳도록 정말 노력해야 하는데 사실 부족했다. 한 번의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한동훈 대표는 금정구 윤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어떤 말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게 맞는 것"이라며 "우겨 봐야 구질구질하지 않나, 말씀해 놓고 잘못된 말씀이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것이 이 대표다운 것 아닐까"라며 직격했다.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그가 '탄핵'을 거론한 것이 맞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구질구질'하다고 비판한 셈이다.
그는 부산대학교 앞 윤 후보 유세 현장에서도 김 후보를 겨냥해 "기호 1번의 유세장이나 팸플릿을 한번 보라"며 "뭐가 나와 있느냐, 여의도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뿐이고 금정과 아무 상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일현은 2006년부터 18년 동안 금정을 위한 계획을 준비했다. 18년 동안 준비해 온 후보와 어디서 뚝 떨어져서 무엇을 할지도 모르고 나온 후보 중 누굴 선택하겠나"라며 "윤일현에게 한 번 맡겨봐 주셔야 하지 않겠나. 한 분도 빠지지 않고 투표하신다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금정구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김경지 후보와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0%와 43.5%로 오차범위(±4.4%p) 내를 기록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ARS 조사(무선 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7.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