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한글날인 9일 "우리에겐 한글을 더욱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며 "우리말에 대한 무관심, 외국어와 외래어의 남용, 신조어와 축약어의 범람 등이 올바른 소통의 장애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78돌 한글날 경축식'에 참석해 "지금도 우리의 말과 글에 대한 도전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일부터 7일간 이어지는 이번 한글 주간을 맞아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여러 실천 과제를 시행 중이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외국어 새말 대체어 사업'을 추진하고,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한국어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며 "초거대 인공지능 시장에서 한국어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고품질의 '한국어 말뭉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한국형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아울러 "한글은 고유의 문자 체계를 가진 우수한 문자이자, 창제 원리와 시기와 만든 사람이 전해지는 세계 유일의 문자"라며 "세계 각국의 석학들이 한글의 창의성과 과학성을 인정하며, 세계의 알파벳이 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문자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우리의 영화, 드라마, 음악이 세계인의 큰 사랑을 받으며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도 급속하게 늘었다"며 "세계 88개국에 설치된 세종학당은 우리 문화의 거점으로서 수강 대기자만 1만 5천여 명에 이르고, 세계 각국의 주요 대학을 비롯해 1500여 개 기관에서 한국어 강좌를 설치,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한글이 지금처럼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까지 많은 분의 헌신이 있었다"며 "이론연구를 발전시킨 주시경 선생님, 순한글로 지리 교과서를 저술해 세계에 알려주신 헐버트 박사님을 비롯한 분들의 노력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