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자 아산시 공무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시장의 주요 공약과 관련된 정책은 무산되거나 시정 운영 기조 역시 변경될 가능성이 커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한 공무원은 "재선거가 이뤄질 때까지 시정 공백이 현실화된 만큼 걱정이 많다"면서 "주요 정책과 관련해서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특히 박 시장이 '아트밸리 아산'을 조성하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해오던 각종 문화예술 공연과 축제 등은 개최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당 시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자연환경 훼손 가능성을 주장하며 반대해온 '트라이포트 아산항 개발'도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박 시장의 낙마로 인해 내년 4월 재선거가 치러지게 되면서 수면아래에 있던 후보군들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총선에 불출마했던 4선 출신 이명수 전 국회의원과 전만권 아산을 당협위원장 등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총선 불출마 이후 주민들과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 원도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의견을 청취하는 등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전만권 당협위원장은 천안시 부시장 등 행정전문가로 시장 출마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다수의 후보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오세현 전 아산시장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오 전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아쉽게 낙선한 뒤에도 지역 곳곳을 방문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산시의원인 김희영 전 시의회 의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반기 시의회를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리더십을 보여준 김 전 의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장선거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아산 출신인 안장헌 충남도의원도 시장 출마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역 지방의원의 경우 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출마로 인한 지방의원 재선거 실시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시정공백의 후유증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재선거 요건이 성립된 만큼 여야 모두 내년 재선거를 겨냥한 후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