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 후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줄이는 동시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9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했다. 비농가 신규고용 25만 4천명, 실업률 4.1% 등으로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서프라이즈' 고용지표에 추가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11월 빅컷 가능성을 53.3%로 내다보던 시장은 9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0%'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달 27일 원달러 환율은 1318.6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6개월 만에 1310원대까지 하락했다. 한때 11월 추가 빅컷 기대감으로 1200원대 진입도 거론됐다.
하지만 빅컷 기대감이 소멸한 5일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30.2원 급등한 1349.3원까지 뛰어올랐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도 반영됐지만, 핵심 원인은 기준금리 인하의 속도 둔화로 분석된다.
즉 원달러 환율이 2차례 연속 기준금리 빅컷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1310원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11월 기준금리 인하 예상폭이 0.25%p로 줄어들자, 선반영했던 환율 하락분을 반납한 것이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등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추가 빅컷 가능성 소멸과 이에 따른 미 국채 금리 급등 및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 증폭 등 달러 강세 재료만 부각된 한주였다"며 "이번주 환율 밴드는 1320~1380원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원화 약세를 불러 결국 단기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증권 이주원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인 환율 상승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