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실측 10일인데, 9일 이미 등기…21그램 허위진술?

안태준 의원실 제공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 21그램이 실측했다던 시점 이전에 이미 현장이 실측된 정황이 나왔다. 감사원 발표보다 실제 공사가 훨씬 일찍 개시됐을 수 있다는 점에서, 21그램의 허위 진술 의혹이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의원은 7일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의 감사결과보고서 내용과 어긋나는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21그램이)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거짓말로 조사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감사원 발표로는 (21그램이) 5월 10일 실측, 15일 시공으로 돼 있다"며 "그런데 관저 등기부를 보면 2022년 5월 9일에 실측 착오에 의한 경정등기가 된다. 등기부 전산화 이후 20년만에 이뤄진 경정등기"라고 지적했다.
 
등기부에서 경정된 부분은 변전실 면적이다. 2012년 7월 5.40㎡으로 등기됐던 게 그날 58.40㎡으로 바로잡혔다. 2022년 5월 9일 이전에 건물에 대한 실측이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대로라면 21그램이 현장을 찾아 시공계획 수립을 위한 실측을 한 날짜가 2022년 5월 10일이다. 21그램은 이틀 뒤 실내건축공사, 기계·설비공사, 전기·통신·소방공사, 증축공사 등 전체 공종이 포함된 41억1600만원짜리 견적서를 비서실에 낸다.
 
감사원은 21그램(가나)가 관저 공사현장을 실측한 날짜가 2022년 5월10일이라고 적시했다.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 캡처

21그램이 5월 10일보다 훨씬 이전에 현장을 실측해놓고 감사원에 거짓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 안 의원은 "(감사원 발표 시점) 이전부터 김건희 여사가 관저 부지를 다녀간 뒤 바로 이 업체가 실측했다고 의심된다"고 말했다.
 
현 정권 대통령 관저는 당초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개조해서 쓰는 것으로 발표됐다가, 2022년 4월 24일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확정 발표됐다. 김 여사는 이보다 앞서 외교부장관 공관을 직접 둘러본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따라 김 여사에 의해 관저 부지가 변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당초 참여연대의 국민감사청구에도 '관저 이전 대상지가 구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변경된 과정'의 규명이 담겼다. 다만 이 부분은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없다고 결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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