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티켓값 1만원까지 올라 영화팬들 "부담"

2018년 6천원에서 올해 1만원으로 꾸준히 상승
영화팬들 "여러 편 즐기기 어렵다" 울상
일부 관객은 "정부 예산 축소로 상영작 수 줄이고 가격 올렸나" 토로
BIFF 측, 제반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 불가피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입구에서 관객들이 티켓 발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혜민 기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11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가운데, 영화 티켓값이 '1만원'까지 오르면서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편 보기 부담스럽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을 찾은 이소연(20대·여)씨는 여러 편의 영화를 예매하다 1만원까지 오른 티켓 가격에 깜짝 놀랐다.
 
이씨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었던 영화제마저 매년 가격이 오르다 보니 맘 편히 영화를 즐기기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영화제는 여러 작품을 골라서 보는 재미로 오는 건데 가격이 오르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든다"며 "1만원이 마지노선일 것 같다. 가격이 더 오르면 여러 편을 보기엔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BIFF 측은 일반상영작 예매 가격을 지난해 9천원에서 올해 1만원으로 인상해 책정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영화제 관련 정부 지원 축소로 상영작 수는 줄고 예매 가격은 오르는 등 그 피해가 고스란히 관객에게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서울에서 영화제를 찾은 이진하(30대·여)씨는 "이전에는 티켓이 몇천원 정도였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가격이 이렇게까지 올랐다"며 "영화제의 취지는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한 건데 관객들이 적정가로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허들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티켓값은 올랐는데 막상 예년에 비해 다양한 작품은 안 들어온 것 같다"며 "자본이 있는 제작사들의 작품이 메인으로 걸려 있어 여러모로 영화제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생각한다. 영화제 관련 정부 예산이 준 탓인가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BIFF의 일반상영작 티켓 가격은 최근 몇 년간 매년 꾸준히 올랐다. 2018년 6천원이었던 가격은 2019년 7천원에서 2021년 8천원, 지난해 9천원, 올해 1만원까지 올랐다. 인상 폭만 놓고 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66%가량 오른 셈이다.
 
BIFF 측은 물류와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비 지원금이 줄어들어서 티켓 가격을 올린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BIFF 조직위 관계자는 "물류비 등 전반적인 제반비용이 상승하다 보니 티켓 가격에도 상승분이 반영됐다"며 "국비가 50% 삭감됐다고 하지만 국비는 시비에 비하면 적기 때문에 국비가 깎여서 영화 티켓값을 올린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지속적인 티켓 가격 상승은 관객 수 감소를 비롯해 영화제의 대중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화로 소통하는 세상 박찬형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 시민의 세금을 투여해 열리는 행사인 만큼 시민들의 영화 향유의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유행과 OTT 시장 확대로 관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유인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영화제는 국비 예산이 줄어든 부분을 기업 후원으로 메웠지만 지난해 빚어진 인사 문제 등으로 인해 운영 전반이 불안정한 상태이다 보니 관객들도 가격이나 영화제 규모 등에서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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