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1월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이어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도 검찰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면서, 사법리스크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명운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11월 1심 선고 전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집중 규명해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상임위원회별로 김 여사 의혹 관련자들을 줄줄이 증언대에 세울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4일 본회의에서는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도 나선다.
다음주 국정감사 곳곳서 '김건희 의혹' 집중 질의…최은순씨 등 증인 채택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주부터 진행되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상임위원회별로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적극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11월 1심 선고가 예정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켜 '맞불'을 놓겠다는 정무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대표와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수백 건의 압수수색을 포함한 무차별 수사와 기소를 단행한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선 압수수색은커녕 제대로 된 수사를 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라며 "주가 조작 의혹이 있어도, 마약 수사 무마 개입 의혹이 있어도, 명품가방을 받아도,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있어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치부한다"고 공세에 시동을 걸었다.민주당은 크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공천개입 의혹 △대통령실·관저 이전 의혹 △논문 표절 의혹 등에 대해 전방위 공세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격전지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도 증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 여사 본인과 이원석 전 검찰총장,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등이 채택됐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김영선 전 의원, 명태균씨, 김대남 서울보증보험 상근 감사를 부른다. 관저 불법 증축 의혹도 도마에 오른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명단에 들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본인과 김 전 의원, 명씨, 이준석 의원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해 김 전 비서관과 윤 비서관은 법사위에 이어 행안위 증언대에 서야 한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다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양평군청 도시건설국장과 강성묵 경동엔지니어링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교육위원회에서는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된 장윤금 전 숙명여대 총장과 김지용 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이 명단에 들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 의혹이 무성하게 제기되지만 대통령은 특검법을 거부하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 반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이를 반영해 이번 국감을 '김건희 국감'으로 치르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김 여사 의혹을 집중 규명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4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도 추진…"폐기 시 더 강한 법으로 재발의"
이와 함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 여사 특검법을 오는 4일 재표결할 계획이다. 이 특검법에는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등을 비롯해 최근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까지 담겼다. 법률안 재의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된다. 통과를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재의결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최근 당정 갈등이 불거지는 만큼 친윤-친한 간 균열을 노려보겠다는 심산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론전을 위해 장외에서는 연좌 농성에 나섰다. 다선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가결표를 던져달라고 설득 전화를 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법안이 폐기될 경우 '더 강한' 특검법으로 재발의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관련 여러 의혹이 추가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재추진할 것"이라며 "국정감사를 거쳐 새롭게 확인되거나 제기된 내용을 포함해 더 강력한 특검법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