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헐린' 피해 눈덩이…미국 대선에도 영향줄까

트럼프, 조지아 방문 "합심해서 서로 도와야"
해리스 겨냥 "어디선가 선거운동 하고 있다"
큰 피해지역인 노스캐롤라이도 대선 경합주
해리스, 선거유세 취소하고 워싱턴DC 복귀
"복구 작업 방해 피해 추후에 방문할 계획"
바이든, 긴급재난지역 선포 승인…추경 검토
2005년 카트리나 때, 공화당 '쓴맛' 보기도

연합뉴스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할퀴며 6개주에서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후보들도 이같은 '대재앙'에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모양새다.
 
해리스 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재해 대책 관련에 참석하기 위해 서부 지역 유세 일정을 취소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헐린' 피해 지역이자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주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앞서 지난 26일 최고 시속 225km의 4등급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에 상륙한 헐린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등 총 6개주를 휩쓸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도 100명을 훌쩍 넘었고, 실종자 역시 수백명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에서 "미국 대선이 막판에 접어들었지만, 위기가 닥치고 도움이 필요한 이런 시기에는 그런 게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합심해서 서로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이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다른 피해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 방문도 예고하며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자금 모금을 위해 어디선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들은 허리케인 피해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빙의 결과가 나오면서 이곳 역시 양측 모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 됐다.
 
지난 주말 캘리포니아에서 5500만 달러를 모금한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예정됐던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워싱턴 DC로 복구해 연방 비상관리국 브리핑에 참석했다.
 
해리스캠프측은 "복구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곧바로 허리케인 피해 지역에 대한 방문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후 적당한 시기에 피해 지역을 찾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피해 주들에 대한 긴급 재난지역 선포를 승인했고, 모든 가용 자원을 활용해 구조와 복구 및 재건 작업을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중에 피해 지역을 찾을 예정이라며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한 추경 예산을 의회에 요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 허리케인과 같은 대형 자연 재해는 전국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집권 행정부의 역량 척도로 여겨지는 탓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피해주민들 사이에 광범위한 불만을 가져왔고, 공화당은 이듬해 상·하원 선거에서 쓴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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