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한국경제의 구조개혁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두 경제 수장은 이날 만남에서 낡은 구조의 개혁 없이 기존의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만으로는 각종 경제문제 대응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기재부와 한은에 따르면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민원동에서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 지속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을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미팅은 기재부 측 120여명과 한은 직원 및 청년인턴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0여분간 진행됐다.
최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구조적 문제가 누증되면서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단기적이고 경기적 이슈로 보이는 문제도 그 기저에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어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고 수준의 싱크탱크인 중앙은행의 우수한 연구 역량을 구조적 이슈로 확장해 다양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한은의 최근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낡은 경제구조를 그대로 두고 조금씩 수리하면서 경제를 이끌어가는 게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낡은 경제구조를 시대에 맞게 개혁해야 한다는 데에는 국민적 이견이 없지만, 막상 개별 사안으로 들어가면 세대·지역·계층 간 갈등으로 구조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조개혁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 없겠지만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이제는 수요자-공급자 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대담에서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약화를 비롯해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소멸, 사회이동성 저하, 인구 오너스(Onus·부담) 등 구조개혁 이슈들이 다뤄졌다.
최 부총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술기반 혁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킨 미국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정보·기술(IT)과 수출 강국인 우리나라가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구 문제 및 해외 인재 유치와 관련해서는 "개방적인 인재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유치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인구문제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기업의 수요에 맞는 해외 인재에 대해서는 제도와 규정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분산된 지역투자로는 투자효율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며 "비수도권 거점도시 중심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인적교류 확대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이 총재는 "젊은 직원 간 인적교류를 확대하자"고 제안했고, 최 부총리는 공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