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커피브랜드들이 꽉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출혈도 감수하며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중국 매체 란징신문(蓝鲸新闻)은 27일 중국 저가커피 시장 소식을 전하며 "6.6위안(약 1250원)짜리 커피까지 등장하는 등 가격 전쟁으로 인해 커피 시장 전체의 가격체계가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루이싱커피가 9.9위안(약 1850원) 커피를 선보이며 저가 커피 시장을 개척한 뒤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10위안 이하의 저가 커피를 내놓고 있다.
지난 2022년 설립된 코티커피는 루이싱에 맞서 8.8위안(약 1650원) 커피로 승부수를 띄웠다. 코티커피 측은 "가격 인하 여력이 더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다 5위안(약 950원) 짜리 버블티로 유명한 미쉐빙청이 설립한 럭키커피는 최근 6.6위안 커피를 내세워 저가 커피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저가 커피의 잇따른 등장에 "가격 경쟁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스타벅스 조차 최근에는 자체 앱이나 할인쿠폰 전문 플랫폼,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 할인쿠폰을 뿌리며 사실상의 가격 할인에 들어갔다.
반면, 토종 커피 브랜드로 30위안(약 약 5650원)으로 상징되는 고가 정책을 고집했던 시소커피는 할인 경쟁에 동참하지 않는 대가로 올해들어 매장 수가 반토막 나며 사세가 기울었다.
바리스타인 레오 씨는 "원가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가격 하락 여지가 있다"면서 "직원 인건비와 임대 비용이 잘 통제되면 6위안에 판매할 때 여전히 이익을 얻을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중국 커피 브랜드들의 경영실적은 저가 경쟁 돌입 이후 악화되고 있다. 지난 1분기 루이싱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3% 감소한 500만위안(약 9억 5천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1%에 불과했다.
루이싱 측은 "수익성 하락은 9.9위안 프로모션으로 인한 평균 판매 가격 하락과 급격한 확장에 따른 매장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 비용 상승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커피 브랜드들이 출혈도 감수하면서 저가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날로 커져가는 중국 커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이다.
창업한지 7년도 되지 않은 루이싱이 1만 8590개(3월말 기준)의 매장을 거느린 중국 1위 커피 브랜드로 성장한 배경도 바로 저가 커피에 있다.
전직 루이싱 경영진이 창업한 코티 역시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저가 경쟁은 어느 한쪽이 백기를 들기 전에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창업 2년여 만인 올해 초 코디의 매장 수는 7천개에 달했다.
이를 두고 란징신문은 "극단적인 가격은 필연적으로 이윤폭 축소 압박으로 이어지겠지만, 가격 전쟁은 한번 시작하면 쉽게 끝나기 어려운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월드커피포털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중국 전역에 커피숍이 4만 9691개라며 중국이 미국(4만 62개)을 제치고 세계 최다 커피숍 보유국이 됐다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 커피 산업의 심장부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