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여성 임신 중지 권리 보장돼야"…정부에 제도 개선 권고

보건복지부 장관‧식약처장에게 관련 제도 개선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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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여성의 '임신을 중지할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 여성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 25일 여성의 임신 중지 권리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관련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으로 임신 중지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없게 됐다며 '낙태', '중절' 등 부정적 용어 대신 '임신 중지' 또는 '임신 중단' 등으로 관련 정책 용어를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임신 중지 관련 의료 서비스를 공공보건의료 전달 체계 내에서 보편적으로 제공하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라는 내용도 권고 사항으로 담겼다.
 
또 의약품 사용에 의한 임신 중지를 포함해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임신 중지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종사자를 교육하고, 임신 중지 지원 가능 의료 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상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을 추진해 포괄적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보장하라고도 했다.
 
식약처장에겐 임신중지 의약품을 도입해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2020년 정부는 안전한 임신중지가 가능한 의약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임신을 중지할 권리는 유엔여성차별철페 협약 등 국제인권규범에서 여성의 주요 권리로 명시되고 있음에도 현재 대한민국 여성은 임신 중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찾기 어렵고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용적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세계보건기구가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한 유산유도제를 작년 기준 96개국에서 도입했으나, 대한민국은 유산유도제가 도입되지 않아 수술적 방법에 의존하거나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의약품을 구매해야 하는 등 임신 중지의 이용가능성 및 접근 가능성이 제한돼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 28일 세계 안전한 임신 중지의 날을 앞두고 이번 결정은 임신중지권이 여성의 자유권, 평등권, 사회권을 포괄하는 권리로서 임신 중지를 재생산 권리로 인정한다는 것은 개인의 선택을 허용하는 것을 넘어, 그러한 자기결정이 실질적으로 가능해지도록 만드는 사회경제적, 보건의료적 조건이 제공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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