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주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나는 자본주의자이고, 대통령이 되면 실용주의적 경제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중산층을 위한 '새로운 전진 방향'을 약속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급진 좌파'라는 딱지를 붙이고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주장하는 것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과 미국의 혁신이 갖는 힘을 믿는다"며 "내가 당선되면 대대적인 중산층 감세에 나설 것이고, 중산층이 미국 번영의 엔진이 되는 특별한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일하는 미국인이 아는 억만장자들의 친구"라며 "그는 실제로 고층 빌딩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 고층 빌딩을 소유한 사람에게 잘 맞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근로자 세금 감면과 중소기업 투자 등 자신의 경제 정책 비전이 담긴 80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공개하며 "우리는 이념에 얽매여서는 안되고, 대신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은 억만장자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자본 접근성을 더 용이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날 연설은 온건파 부동층 유권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해리스 부통령은 "그는 중국에 대해 큰소리 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무역적자는 트럼프 때와 비교해 더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중국에 첨단반도체를 수출해 그들의 군사능력을 강화시켰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나는 미국을 우리 경쟁자나 적들에게 팔아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경제 이슈와 관련해 해리스·트럼프간 격차가 좁혀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경제 분야에 대해서 미 유권자들은 현 바이든 행정부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을 때 실시된 5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평균 12%p 앞섰지만, 해리스 부통령으로 후보가 교체된 후 이 격차는 평균 6%p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WP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 유권자들은 여전히 경제에 있어서 트럼프를 선호하고 있지만,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로 인해 미국인이 느끼는 경제 상황이 실제로 나아지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 이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