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후 이어진 역대급 가을 폭우로 전남에 시간당 1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농경지는 논 7700여㏊에서 벼 쓰러짐 피해가, 과수·채소 농가는 740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닭·오리 44만여 마리도 폐사해 재산상 피해액만 최소 3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23일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최고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이날 오전 8시 현재 호우 피해액은 28억9천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유 시설인 주택·상가 피해는 25억3700만원으로 집계됐고 공공 시설물 피해액은 3억 5300만원으로 추산된다.
강한 비바람에 순천과 고흥에서는 주택 2채가 반파됐고 도내 주택 494채가 침수됐다. 진도 읍내 조금 전통시장에 입점한 상가 30여 곳도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다.
시간당 70㎜가 넘는 비가 쏟아진 전남 장흥에서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남 장흥경찰서는 전날 오전 11시 30분쯤 장흥군 장흥읍 평화리 한 저수지에서 8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 10분쯤 집을 나섰다가 도로로 덮친 급류에 휩쓸리면서 넘어진 뒤 수로로 빠져 실종됐다.
추수를 앞둔 농경지도 피해가 컸다. 해남 계곡 4241㏊, 고흥 두원 1097㏊ 등 도내 논 7791㏊에서 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고 과수·채소 745㏊도 피해를 입었다.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도 50여㏊에 달했다. 장흥의 한 농협에서는 보관 중인 양곡 400t이 침수되면서 물량의 50%가 피해를 봤다.
폭우로 닭·오리 44만3천마리, 장흥·해남·고흥 양봉 농가 3곳의 꿀벌이 폐사했다.
강진 옴천과 여수 호명, 화순 이양 등 지방도로 10곳에서는 토사가 쏟아져 일부 구간을 일시 통제하고 있다. 해남과 장흥, 영암 제방 5곳은 붕괴·유실됐다. 장흥의 한 야산에서는 소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와 5시 기준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다시 산정할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일선 시군과 협조해 정밀 조사와 재해보험 청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