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은 세계교회 에큐메니컬 파트너들이 지난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파국으로 치닫는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협력하고 연대할 것을 재확인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윤창섭·총무 김종생 목사, 이하 NCCK)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준비한 'NCCK 국제컨퍼런스'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한 세계교회들의 연대와 협력을 재확인하고 21일 오후 폐회했다.
폐회예배 설교를 전한 미국연합감리교회 오하이오연회 정희수 감독은 "우리는 한국전쟁을 끝내고, 팔래스타인과 미얀마, 필리핀, 콩고에서의 비극과 폭력을 멈추기 위해 서로 의지하고 함께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더불어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소망을 갖고 기도하자"고 격려했다.
이에 앞서 NCCK 국제컨퍼런스에는 아시아와 북유럽, 북미지역 등 세계교회 에큐메니컬 파트너 150여 명이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강북구 한신대 신대원과 라마다 서울동대문호텔 컨벤션홀을 오가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향한 새로운 100년'에 대한 연대 방안과 과제를 논의했다.
NCCK 김종생 총무는 20일 환영사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시대 상황의 변화는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와 세계평화에 대한 공동의 이해와 비전이 심화되고, 공동의 증언을 위한 전략과 연대가 보다 확장되고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NCCK 국제컨퍼런스 첫 주제 강연은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제리 필레이 총무가 맡았다.
제리 필레이 총무는 '도잔소 프로세스 40주년,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향한 국제에큐메니칼 연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단결이 현재로서는 너무 어렵고 예상치 못한 일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함께 기도할 것"이라며, "WCC는 한국인들과 NCCK와 함께 이 신성한 여정을 오래 지속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컨퍼런스에서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매튜스 죠지 추나카라 총무가 '동아시아,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에큐메니칼 순례의 여정'을 주제로 발표했고,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성경 교수가 '국제질서의 변화와 평화구축, 동북아시아 그리고 한반도'를 주제로 발표했다.
패널토론은 복합위기에 둘러싸인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신승민 목사는 '한반도 평화를 향한 민과 민의 연대'를 주제로 화두를 던졌고, WCC 국제위원회CCIA 피터 프루브 국장이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역할'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쎄트리 나오미 총무는 '복합위기 시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향한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제안'을 발표하며, 한반도의 평화가 곧 동북아시아, 세계 평화와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세계교회 에큐메니컬 공동체들의 토론과 논의의 결실은 2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NCCK 국제컨퍼런스 선언문'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NCCK는 1980년대부터 WCC와 CCA, WCRC 등 세계 주요 에큐메니컬 파트너들과 함께 한반도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1983년 10월 도잔소에서 열린 '동북아시아 평화와 정의에 관한 협의'는 세계교회에 한반도 평화통일의 좌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