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30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북미 트럭 운전사 노조가 18일(현지시간)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했다.
팀스터스(IBT·국제운전사형제단)가 특정 대선 후보 지지를 거부한 것은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지금까지 줄곧 민주당 편에 서왔다는 점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결정에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6일 팀스터스 집행부와 비공개로 만나기도 했다.
숀 오브라이언 팀스터스 위원장은 이날 "불행히도 해리스·트럼프 두 후보 모두 근로자들의 이익이 대기업보다 우선하도록 보장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두 후보에게 기업이 노조의 핵심 사업에 간섭하지 않고, 파업권을 존중하도록 하는 공약을 요구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브라이언 위원장은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내부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브라이언 위원장은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친기업·반노조 성향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노조 위원장이 연설한 것은 121년 팀스터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오브라이언 위원장은 "우리는 특정 후보나 특정 정당에게 신세를 진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민주당 후보냐, 공화당 후보냐보다 미국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후보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팀스터스는 이날 결정에 앞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자 투표 결과,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59.6%)이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응답(34%)을 크게 뛰어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측은 이같은 팀스터스의 내부 여론조사 데이터를 인용하며 "팀스터스 지도부는 공식적인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노조에 속한 근로자 대부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오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중요 경합주에 팀스터즈 회원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만큼 이들의 지지는 두 후보 모두에게 사활을 걸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팀스터스가 대선 격전지에서 강력한 존재감이 있어 이번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지난 수십년간 해당 노조의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