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경기침체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추석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며 명절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10일 오후 경북 경주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어시장을 비롯한 일부 상가를 제외하고는 손님 찾기가 힘들었다.
썰렁한 상가 내에서 상인들은 자리에 앉아 TV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쌓인 물건을 정리하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이불점을 운영하는 이은주(70.여)씨는 "추석이 다가왔지만 사람 구경하기도 힘들다. 하루에 단 하나의 물건도 팔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아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9월 중순이지만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더위를 피해 대형마트 등을 선호하면서 손님은 더 줄어드는데다 노점상 등은 햇빛에 고스란히 노출돼 무더위를 온몸으로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나물을 판매하는 한 노점상은 "추석이 다가오면 낮 기온도 많이 내려가는데 올해는 너무 덥고 습해 나와 있기 힘들다. 손님마저 뜸해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부쩍 오른 물건값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영희(59.여)씨는 "정부는 물가가 잡혔다고 말하지만 제수용품을 사러오면 예전과는 달라진 가격에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최대한 간소하게 차례상을 차리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포항시와 경주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와 포스코, 한수원 등의 기업들은 잇따라 전통시장 장보기를 개최하며 전통시장 살리기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풀리는 온누리상품권 규모에 비해 전통시장이 받는 혜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시장 관계자는 "고가의 백화점 선물세트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오는 반면 재래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전통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