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의 원장이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임원들은 해외 출장 기간을 부풀려 골프와 관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과기한림원 원장은 비상근임에도 관용차와 수행기사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22년 5월부터 관용차를 원장 자택에 상시 주차를 하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한림원이 제출한 관용차 운행일지에 따르면 원장은 주말에 별도로 기록하지 않고 골프장에 방문하는 데 수차례 관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10월 5일에는 강원도 양양에 있는 골프장을 방문한 뒤 인근 횟집과 호텔을 방문했다. 호텔 숙박조차 기관예산으로 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한림원 원장과 총괄부원장 등 임원들은 정부 예산으로 출장 일정을 부풀려 잡은 뒤, 골프 등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과기한림원은 지난 2024년 1월 21일부터 26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개최한 한-말레이시아한림원 공동심포지엄 행사 중 22일과 23일 이틀간 행사 참여를 위해 5박 6일 일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과기한림원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보고한 23일에는 말레이시아측 행사자료집과 보도자료, 공식 이메일을 확인한 결과 별도의 일정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실이 입수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기록에도 23일에 임원들은 골프장 위치를 공유하고 관광조와 운동조로 구분해 방을 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의원실은 "한림원 원장은 말레이시아 한림원 측에 하루만 개최하는 행사를 제안했다"면서 "공문서를 위조해 출장비를 수령한 후 출장기간 중 골프와 관광, 음주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창윤 과기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과기부 기자간담회에서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며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정조치하거나 운영을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한림원은 기초연구 진흥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과기부 유관 단체로 분류돼 예산 86억 원 중 69억 원이 정부 예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