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부산을 강타한 '역대급 폭염'이 9월까지 이어지면서 역대 가장 많은 열대야 일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전망된다.
기상청은 추석 연휴인 다음 주 중반까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9일 오후 부산 사상구의 한 거리. 추석을 한 주 앞두고 있는 달력이 무색할 정도로 뜨거운 햇빛이 아스팔트 위로 내리쬐고 있었다. 시민들은 양산과 모자, 선글라스를 동원해 햇빛을 가리고도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걸어갔다.
이혜숙(68·여)씨는 "원래 8월 중순쯤 지나면 시원해지는데 올해는 아직 한여름처럼 많이 덥다"며 "가을 날씨가 전혀 아니다. 밖에 있으니 땀이 줄줄 흐른다"고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은 북구 34.5도, 사상구 33.8도, 중구 대청동 대표지점 32.6도를 기록했고, 최고체감온도도 33도를 훌쩍 넘겼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는 이달 들어 벌써 5일이나 나타났다. 최근 30년 평균 9월 열대야 일수는 0.8일에 불과하다.
이날까지 올해 부산지역 열대야 일수는 모두 44일로, 1994년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1994년에는 열대야가 47일 발생했는데, 이번 주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전망된다.
부산에서는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19일까지 26일간 열대야가 이어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긴 열대야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한동안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상층에 티베트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는 동시에 바다도 고수온을 보이고 있어 그 영향으로 더위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다음 주 중반까지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