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56일 앞둔 오는 10일 처음 벌어지는 해리스·트럼프 간 첫TV토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갑작스레 바통을 이어받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 국민을 앞에두고 '진검 승부'를 벌이는 첫 순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TV토론에서 참패한 이후 당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고 결국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는 초유의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은 초접전 양상인 대선 판세를 가를 최대 정치행사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후보 교체' 이후 상승세를 유지했던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지를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측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기자 회견'도 꺼리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공세를 펼쳐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국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다시 근소하게 앞섰다는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를 두고 해리스에 대한 '허니문'이 끝났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TV토론을 통해 양측이 그동안의 거품과 베일을 걷어낸 '민낯'을 마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5일 일찌감치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토론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트럼프캠프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문들과 정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통령으로서 성공적인 시간을 논의할 준비가 항상 돼 있다"며 다소 여유를 부리고 있는 모습이다.
ABC방송이 주관하는 이번 TV토론은 지난 6월 바이든·트럼프의 CNN TV토론과 규칙이 거의 동일하다.
10일 밤 9시(미 동부 표준시간)부터 90분간 펼쳐질 토론회는 방청객 없이 진행되며 전국에 생중계된다.
토론 장소는 이번 대선의 승패를 결정지을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 있는 국립 헌법 센터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7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격 피습을 당했던 곳이기도 하다.
토론 규칙에서 관심을 모았던 마이크 작동 방법과 관련해서는 각 후보의 정해진 발언 순서에만 마이크가 켜지는 '음소거'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바이든·트럼프 TV 토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이는 바이든측에서 먼저 제안했던 것이다.
지난 2020년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 후보는 수시로 바이든 후보의 발언을 끊었고, 이에 바이든은 "제발 좀 닥쳐달라"고 흥분한 적도 있었다.
이에 당시 바이든 캠프측은 "사회자의 제지도 통하지 않는 토론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마이크 음소거 방식'을 제안했다.
사실 토론 내내 마이크를 켜두는 '핫 마이크' 방식이 '돌출 발언'이 잦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할 수도 있었다.
결국 '음소거'된 방식이 채택된 CNN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절제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에 완승한 바 있다.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는 연단 위에 빈 종이와 펜, 물 한 병만 가지고 올라간다. 기본적으로 진행자 질문에 두 후보가 2분씩 답변을 주고받는 방식이고, 모두 발언은 생략된다.
토론 주제나 질문도 미리 공개되지 않아 두 후보의 자질과 역량이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발언 순서는 사전에 진행된 가상 동전 던지기 결과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이 먼저 하기로 했다.
중간 광고 시간인 2번의 휴식 시간에도 두 후보는 접촉할 수 없다.
지난 CNN TV토론에서도 바이든·트럼프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악수도 없었고, 휴식 시간에도 각자 정면을 응시한 채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