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막내아들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은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대결해 패했고, 지난 2018년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매케인은 보수 진영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이런 저런 악연이 있어왔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케인을 향해 "해군사관학교를 겨우 졸업했고,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잡혔으니 영웅이 아니다"라고 폄하했고, 지난 대선에선 매케인의 부인 신디 매케인은 일찌감치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현역 군인인 매케인의 막내 아들 지미 매케인은 3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민주당에 유권자 등록을 했으며,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계획"이라며 "해리스 캠프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신디 매케인과 매케인의 딸도 공화당에 비판적이지만, 이처럼 공개적으로 공화당을 등진 가족 구성원은 지미 매케인이 처음이다.
특히 지미 매케인은 이른바 '알링턴 사건'에 대해 특히 분노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선거 운동용 사진을 촬영하고, 이 과정에 캠프 관계자와 묘지 직원 사이에 마찰이 발생했다.
지미 매케인은 "트럼프측이 규정을 위반한 것이고 그걸 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이라며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혀있는 분들은 정치 캠페인의 배경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미 매케인의 조부와 증조부는 모두 해군 4성 제독을 지냈으며,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카불 공항 테러 3주년을 맞아 희생자 유족 일부와 함께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트럼프측은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동영상을 촬영해 활용했으나, 국립묘지는 내규에서 묘지 내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묘지 관계자는 규정 위반 행위를 제지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측 인사들이 밀치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는 엄숙한 장소이며 정치를 위한 공간이 아닌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쇼를 위해 신성한 장소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당시 참배장소에 함께 있었던 일부 카불 희생자 유족들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희생을 기리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며 "그런데 해리스 부통령은 이 신성한 순간을 정치적 책략으로 왜곡했다"고 맞불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