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흉기 휘두른 50대 구속…법원 "도주우려"

법정서 '금속성 재질' 과도 휘둘러…청사 보안 '구멍'
하루인베스트 사태로 손실 본 투자자, 재판 중 습격


1조 원대 가상자산(코인)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던 코인 예치 서비스 업체 하루인베스트의 대표에게 법정에서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이 30일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8일 오후 2시 24분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하루인베스트 경영진들의 사기 혐의 재판 도중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모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A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하루인베스트 출금 중단에 따른 손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고, 사용한 흉기는 수개월 전 주거지 인근 마트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한 A씨는 "흉기는 법원으로 어떻게 반입했는지", "범행을 미리 계획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금속성 재질인 '스테인리스 스틸'로 파악됐다. 반입금지 품목이 통과된 것이 확인되면서 법원 청사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보안검색대 엑스레이(X-Ray) 작동 여부 등 법원 내부로 흉기를 반입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당시 근무자도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법정에서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하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각급 법원에 "청사 보안 강화"를 지시했다. 

한편 이씨가 대표로 있는 하루인베스트는 국내외 고객들에게 코인을 맡기면 원금과 수익을 돌려준다고 거짓으로 홍보한 후 지난해 6월 갑작스레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씨 등 경영진은 고객들에게 1조 4천억여 원 상당의 코인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를 받는다.
 
하루인베스트 경영진은 지난 2월 구속됐으나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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