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빚은 '티몬·위메프(티메프)'에 대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조만간 회생 개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양민호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진행한 후 "ARS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개시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채권자협의회에 대표채권자를 통해 개시여부에 대한 의견을 재판부에 제시하도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ARS프로그램은 법원이 강제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먼저 기업과 채권자가 구조조정을 자율적으로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기업 회생과 함께 ARS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법원이 ARS프로그램 신청을 승인하면서 회생절차는 우선 다음달 2일까지 보류된 상태였다.
ARS프로그램은 1개월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며 최대 3개월까지 진행되는데, 이날 재판부가 연장 없이 한달만에 ARS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진행된 2차 회생절차 협의회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의 정상화 노력 현황과 투자자 유지 현황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티몬과 위메프 사이트는 정상 운영이 아직 중단된 상태인데, 두 회사는 거래재개를 위해 카드사에 협조요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티몬과 위메프는 15곳의 주요 국내외 투자자를 포함해 다수의 투자자와 투지유치를 위한 미팅을 진행했고, 1곳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대부분 현재 ARS 단계에서는 투자 검토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자들은 "부외부채가 단절되고, 조사위원의 기업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가능한 회생절차상 인가 전 M&A의 경우 투자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의견을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협의회를 마치고 나온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사모펀드 2개 회사에서 투자의향을 밝혀줬다"며 "(투자의향서에서) 투자확약서 단계로 가려면 채권 채무 관계가 정비돼야만 한다"고 밝혔다.
류광진 티몬 대표도 "피해에 대한 회복, 그리고 사이트 정상화 자구책을 마련하는 게 저희로서는 1순위인 것 같다"며 "자구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신정권 티메프 판매업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오늘 협의회를 통해) 확실히 현금 조달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 걸 확인했다. 조달이 어려운 상태에서 투자 유치를 받으려면 결국은 이제 그 회사의 가치 평가를 정확하게 해야 된다는 다음 단계를 예고하는 발표였다"며 "재판부에서 주시는 최종 의견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에 대해서는 "구 대표는 본인의 입장을 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고 뒤에서 보도자료를 통해서만 의견을 피력했다"며 "서로 대화해야 오해가 쌓이지 않는데 판매자들 생각에는 구 대표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철저하게 수사하고 필요에 의해서 (구 대표 등을) 구속수사 해야 증거 인멸을 하지 않고 빠르게 수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회생절차 개시가 허가되면 강제적인 회생계획안이 마련돼 실행된다. 기각되면 두 회사는 사실상 파산할 수밖에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