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회담을 위한 실무협의 과정을 둘러싸고 양측 간 기싸움이 심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제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들어 "각자 입장을 평행선처럼 주장할 거면 왜 회담을 해야 하느냐"고 압박을 가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자신들의 의제만 고집한다며 "가두리 협상"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의제 협상에서 조금도 진전이 없다고 한다"며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이런 상황에서 회담을 할 필요가 있나, 회담의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회의가 강하게 든다'고 말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진 의장은 '협상 결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냐'는 앵커의 질문에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을 줄 수 없는 회담, 오히려 절망만을 안겨줄 회담이라면 '왜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회의감을 표현했다.
진 의장은 구체적으로 채상병 특검법 의제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착 상태의 핵심적인 문제는 채상병 특검법 문제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특검을 제3자가 추천토록 하자는 한 대표의 제안도 받았고, 소위 제보 공작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된다는 국민의힘 일각의 요구도 받겠다는 입장까지 내놨는데도 한 대표의 입장이 점점 뒤로 후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민주당 스케줄에 따라갈 수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게 (회담을) 하자는 것인지 못 하겠다는 것인지, 저희들은 하지 말자는 얘기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해진 의제를 강요해 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정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얘기하는 세 가지 안을 가지고 맨날 주장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가두리를 해놓고 '이거 받을 거야, 저거 받을 거야' 이러면 우리가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전국민 25만원 지급 △지구당 부활 등을, 한 대표는 △정쟁중단 △정치개혁 △민생회복 등을 각각 의제로 제안했다.
박 의원은 "우리가 내놓은 세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가급적 (논의를) 열어 놓고 빨리 진솔하게 얘기하자는 주의로 얘기하고 있다. 오늘이라도 (실무 협의를 위해) 만날 수 있으면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