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자폭형무인기의 성능시험을 실시한 뒤 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 매체들이 26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두 종류의 자폭형무인기가 확인된다. 가오리 날개형태와 십자 날개형태의 자폭형무인기이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가오리 날개형태의 무인기는 이스라엘이 개발한 하롭(Harop)과 유사하고, 십자 날개형태의 무인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란쳇-3과 비슷하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전승절' 계기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등을 통해 미국의 정찰용 무인기 '글로벌 호크'와 공격용 무인기인 '리퍼'를 닮은 무인기 기체를 공개한 적은 있으나, 자폭형무인기의 성능시험과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무인기 개발 자체는 북한의 국방과학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른 주요 과업 중 하나"라며 "자폭형무인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적은 비용으로 한국의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는데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성능시험을 참관하며 "세계 군사과학의 추세로 보나 전장들에서의 전투경험으로 보나 각이한 유형의 무인기들을 개발하고 그 전투적 성능을 부단히 높이는 것은 전쟁준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말한 '세계 군사과학의 추세나 전장들에서의 전투경험' 등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란 등 중동과 이스라엘 전쟁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북한이 자폭형무인기의 성능시험을 공개한 것도 공격용 드론 분야에서 러시아 및 중동과 협력할 능력을 구비했음을 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북·러의 군사협력 구도로 본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량 투입되고 있는 자폭 드론을 북한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란의 샤헤드 자폭 드론의 경우 러시아에 공장을 건설해 대량생산을 하는 등 러시아와 이란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했다면서 "북한 역시 러시아와 드론 생산에 있어 모종의 협력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십자 날개형태의 자폭 무인공격기가 탱크 모의 표적에 수직으로 낙하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회전하는 포탑이 위치하고 운용 요원들이 타고내려 탱크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평가되는 탱크 상부를 노린 공격인 셈이다.
여기에는 한미의 공군력과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무인기로 방공망을 회피해 자폭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와의 군비경쟁이 체제유지에도 부담되기 때문에 북한은 현대전에도 부합하고 상대적으로 저비용 개발이 가능한 무인무기 개발에 주력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