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앞두고…'재산 분할' 다투다 아내 집에 불 지른 50대


20년간 사실혼 관계로 지냈던 아내와 결별하기 위해 재산분할을 논의하다 화가 나 집에 불을 지르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민지현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와 특수재물손괴,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집행유예 선고에 따라 풀려난 A씨에게 보호관찰 명령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6월 27일 강릉에 위치한 사실혼 관계인 B(62)씨의 집에서 결별을 위해 재산분할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화가 나 미리 가져온 성냥으로 불을 붙여 이불 위에 던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불이 거세게 번지자 겁을 먹고 불을 꺼 미수에 그쳤으나 집 내부 물건 등이 불에 탔다.

그는 닷새 뒤 B씨를 만나기 위해 집 앞으로 찾아왔으나 B씨가 이중 잠금장치를 해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화가 나 현관 밖에 있던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자전거수리용 공구를 가져와 초인종과 현관문을 내리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1심 재판부는 "폭력적인 성향에 비추어 비난 가능성이 높고 피해 회복을 위한 피고인의 진지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사건을 다시 살핀 2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적지 않은 공포심 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엄벌에 처할 필요가 크지만 피해자와 합의했고 방화 범죄가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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