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할 수도, 11월에 할 수도"…금리인하 관건은 집값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13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결국 관건은 '집값'이다. 한은은 인하 시점에 대해 말을 아꼈는데, 오는 10월과 11월 사이를 두고 저울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3.50%인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묶었다. 역대 최장 동결 기록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는 안된다"

물가 수준과 침체된 내수를 볼 때 금리 인하에 나설 조건은 충족됐지만,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에서 동결을 예견된 결과로 시장은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이자율을 크게 낮춘다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부동산에 돈이 몰리고 대출이 그쪽으로 가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올리고 하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한국 경제에 좋은 일이냐. 이런 고리를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올라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고, 8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2주 연속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이른바 '영끌'과 '빚투'가 살아나면서 2분기 말 가계 빚이 1896조2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올려도 이달 들어 보름도 되지 않아 가계대출이 4조원 더 늘었고, 금융당국은 DSR 적용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그린벨트 해제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과거와 다른 점은 공급 정책이 현실적이고 과감하다"고 평가하며 "공급 정책이 실현될 경우 미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영끌 족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10월에 결정할 수도 있고, 11월에 할 수도 있고"

한은이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말을 아낀 가운데 오는 10월과 11월을 두고 시장의 관측이 엇갈린다.

이 총재는 "물가와 경기 측면에서는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 7월 금통위와 비교하면 2명 더 는 것이다.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는 기존 문구인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에서 '충분히'가 삭제됐다.  

10월 인하 쪽으로 전망을 유지하는 쪽은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한은의 압박이 크다고 판단한다.

일단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데다, 대통령실까지 나서 금리 동결에 대해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쉽다"고 이례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월 인하 예상은 부동산에 대한 경계심을 풀기까지 한은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과 함께 9월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 DSR 적용범위 확대 검토 등 정책이 시차를 두고 효과를 판단해야 해 10월 금통위까지는 데이터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들을 보고 10월에 결정할 수도 있고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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