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85.40% 득표율로 대표직 연임에 성공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외친 최고위원 후보들도 함께 당선되며 대선 캠프를 방불케 하는 '이재명 2기 지도부'의 시작을 알렸다.
반면 최근 '명심(이재명 대표의 마음) 팔이' 저격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탈락하며 공고한 이 대표 일극 체제를 방증했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이 대표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나머지 김두관, 김지수 당 대표 후보는 각각 12.12%와 2.48%를 얻는 데 그쳤다.
당 대표 선거와 함께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선 김민석(18.23%), 전현희(15.88%), 한준호(14.14%), 김병주(13.08%), 이언주(12.30%) 후보가 당선됐고 정봉주(11.70%), 민형배(9.05%), 강선우(5.62%)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전국당원대회로 이름을 바꾸고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대폭 늘린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들의 축제'로 기획됐다. 현장에 모인 2만5천여 명의 당원들은 사진이 새겨진 당원증을 발급받고 티셔츠와 키링 등 민주당 굿즈(팬 상품)을 사며 전당대회를 즐겼다.
'명심'으로 한 데 모인 이들은 정견 발표에서부터 이 대표와 이 대표가 수석 최고위원으로 낙점한 김민석 후보를 향해 유독 크게 환호했다. 반면 정봉주 후보의 연설 중엔 야유와 환호가 뒤섞여 나왔다.
정 후보는 이날도 "전국을 돌며 심각함을 알았다"며 "호가호위하며 권력놀음하는 극소수 몇몇 인사를 그대로 두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고 정권 탈환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청중 일부는 "사퇴하라"고 고성으로 맞받았다.
정 후보는 초반 최고위원 지역 경선에서 1위를 달리다가 이 대표가 김 후보를 사실상 공개 지지하며 뒷순위로 미끄졌다. 이에 그는 최근 일부 당내 인사를 겨냥해 "이재명 팔이한다"라며 맹비난에 나섰는데, 이러한 행보가 친명 당원들을 중심으로 역풍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후보는 "다음 민주당 대통령은 누구냐. 김대중을 지켜냈듯이 이재명을 지켜내자"고 소리치며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도와 정권 교체를 하는 게 제 사명"이라며 "민주당을 팔고 설득하고 이재명을 알리는 거대한 홍보 부대, 세일즈 부대가 될 것"이라며 정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김 후보는 이날 1위 최고위원을 차지해 이 대표 옆자리를 사수하게 됐다.
이 대표 측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 당내에서 배척되는 상황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연출됐다.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영상 축사에서 "민주당을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정당으로 더욱 확장시켜나가자"며 "편협하고 배타적 행태를 단호하게 배격하자"고 당부했다. 이는 현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특정 인사들을 향한 공격 과열 양상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일부 지지층은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문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야유와 고성을 쏟아냈다.
'친명일색'을 확고히 굳힌 이재명 2기 신임 지도부가 향후 주요 당직 임명에 탕평을 염두에 둘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이날 저녁 회동을 가지고 향후 일정과 당직 인선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