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서는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의 답변 태도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과방위는 이날 야당 주도로 김 직무대행을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했다는 혐의로 고발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이번에 선임된) KBS 이사, 방문진 이사가 누구인지 말해 보라"고 질문하자 김 대행은 "기억력 테스트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노 의원이 언성을 높이자 김 대행은 "잘 들리니 언성을 높이지 않아도 된다"고 맞받았고, 다시 노 의원은 "톤 조절은 내가 한다. 건방 떨지 말라"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의 질의 도중 웃음을 지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금 웃고 계시는데 작태를 제대로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은 "아니다. 안 웃었다"고 답했다.
이후 그는 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질문을 한 뒤 답변할 시간을 주지 않자 웃어 보였다. 같은 당 한민수 의원이 "의원이 질의하고 나면 웃긴가"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김 부위원장은 "행동 지침을 주면 거기에 맞춰서 따르겠다"고 받아쳤다.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직무대행의 답변 태도가 다른 국무위원들과 너무 다르다"며 "답변할 때 팔짱을 끼고 있는데 지양해 달라"며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 웃는다거나 얼굴을 비비는 것은 국무위원 답변 태도로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직무대행은 "얼굴 비비는 것까지 뭐라고 하시냐"고 반발했지만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팔짱은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도 "인사와 관련된 내용이고, 비공개로 진행된 내용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며 "(본인은) 위원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가진 권한이 없어서 (답변을) 못 드린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고 있는 김 직무대행에 대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하기로 간사와 협의했다"라며 증인 고발의 건을 상정했다. 여당 의원들은 "간사 협의도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해당 안건은 야당 의원들 11명의 찬성과 국민의힘 의원 5명의 반대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