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목표는 금메달 5개라고 했다. 종합 15위 정도를 목표로 삼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태극 전사들의 힘은 그 이상이었다. 이제는 올림픽 단일 대회 역대 최다 금메달 획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유독 '총·칼·활'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우리는 역시 강한 전투 민족'이라는 유쾌한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효자·효녀 종목은 명성을 되찾았다. 한국은 양궁에 걸린 5개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남녀 단체전과 혼성전, 남녀 개인전을 독식했다. 여자 단체전은 올림픽 10연패라는 믿기 힘든 역사를 창조했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각각 3관왕에 등극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게 3년 전 도쿄 대회의 '노 골드' 아쉬움은 더 이상 없다. 태권도 경기가 열린 이틀 동안 남자 58kg급 박태준과 여자 57kg급 김유진이 연이어 금빛 발차기를 해내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MZ세대가 이끄는 사격의 돌풍도 눈부셨다. 2003년생 양지인(여자 25m 권총), 2005년생 오예진(여자 공기권총), 2007년생 반효진(여자 공기소총)이 나란히 금빛 명중을 해냈다. 사격은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금3, 은3)을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오상욱은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안세영은 부상과 부담을 모두 떨쳐내고 프랑스 파리에서 셔틀콕 여제 대관식을 치렀다.
이처럼 대한민국 스포츠는 파리에서 대반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8일까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미국, 중국, 호주, 프랑스, 영국에 이어 종합 순위 6위를 지키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엄청난 투자가 뒷받침되면서 엘리트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한 일본(금13, 은7, 동13)보다 순위가 한 계단 높다.
이제 대한민국 선수단이 금메달 1개를 추가할 경우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차지한 금메달 13개를 넘어 한국의 역대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대회 폐막이 사흘(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태권도는 아직 서건우와 이다빈 등 간판급 선수들의 경기가 남았고 우상혁이 출전하는 육상 높이뛰기, 근대5종 등에서도 메달 사냥을 기대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