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주가폭락 예상했나…금리인하, 경기침체 신호될수도

국내 증시, 4년 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조정장 국면
美경기침체 지표 '샴의 법칙' 발동…엔케리 청산도 투심 악화
워런 버핏, 주식 팔고 역대 최대 현금 보유…"시장 경계감 지속"

연합뉴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워런 버핏의 애플 매각과 샴의 법칙 발동이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분위기다. 국내 주식시장은 폭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8% 넘게 하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한때 모든 종목의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피는 역대 6번째, 코스닥은 10번째 서킷브레이커 발동이다. 지난 2020년 3월 19일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결국 코스피 지수는 8.77% 빠진 2441.55, 코스닥 지수는 11.3% 하락한 691.28에 장을 마쳤다.
 
시장은 고점 대비 10% 넘게 하락하면 조정장, 20% 넘게 빠지면 약세장으로 분류하는 만큼, 2900을 앞두고 주저앉은 코스피는 15.7% 하락하며 완연한 조정장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이 같은 폭락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표된 7월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 고용지수는 43.4p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준은 2000년 이후 4차례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3차례나 경기 침체를 경험했다.
 
또 실업률이 4.3%로 치솟으며 '샴 법칙(Sahm Rule)'이 적용됐다. 샴의 법칙은 실업률 최근 3개월 평균치가 직전 1년의 최소치보다 0.5%p 높으면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지표로 쓰인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은 샴의 법칙에 부합하면 평균 4개월 전부터 경기침체였는데, 현재 0.53%p다. 실업률도 2021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초입에 진입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9월 기준금리를 0.25%p가 아닌 0.5%p 인하해 경기침체에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연합뉴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주식시장의 우려를 더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 엔을 빌려 고금리인 미국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를 일본은 올리고 미국이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해 주가하락을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미국 경제를 비롯해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이 아닌 더 악화된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경기 전망도 그에 따라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문제는 경기 이슈가 막 반영되기 시작해 데이터 흐름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 전망의 수정이 얼마만큼 하향 조정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 우려가 조기에 불식되기보다는 불확실성의 재료로 계속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을 팔고 역대 최대의 현금을 보유했다는 소식도 투자자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6월 말 기준 보유한 애플 주식의 절반을 처분하고 현금 보유량을 2770억달러(약 377조원)으로 늘렸다.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비중 1위인 애플은 물론 2위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지분도 38억달러(약 5조 2천억원)어치 팔았다. 
 
매각 대금은 다른 주식 대신 만기 1년 미만의 채권 투자에 사용했다. 투자할 만한 기업이 없거나, 있어도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영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이는 버핏이 높은 밸류에이션 때문에 적절한 투자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대변한다"면서 "버핏은 모든 사람들이 은행주에 의문을 갖고 있던 2011년부터 꾸준히 BoA에 투자했음을 감안하면 시장의 경계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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