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세종 평화의 소녀상에 씌워진 털모자와 망토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 여러 곳이 예리한 것으로 베인 듯한 모습이었다.
비슷한 시기 충남 홍성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도 얼굴과 양발이 긁히고 파인 상태로 발견됐다. 누가 훼손했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소녀상의 수난은 계속됐다. 부산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4월 6일 얼굴과 몸에 '철거'라고 적힌 검정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발견됐다. 봉지로 가려진 얼굴 위에는 붉은색 '철거' 글자가 적인 마스크가 덧씌워진 상태였다.
소녀상 앞에서 일본 맥주와 초밥을 먹으며 찍은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동상 자체가 훼손되지는 않아 재물손괴도,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욕죄 적용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로 지적됐다.
5일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세종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인 이유다. 세종여성회·민주노총 세종지부·세종민주평화연대가 모인 세종민중행동과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 반복되는 소녀상 훼손 등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현행법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속한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석자들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명예훼손, 모욕을 처벌하려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세종여성회의 이혜선 상임대표는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역사이고 그 할머니를 형상화한 것이 평화의 소녀상"이라며, "이렇게 상징성 있는 조형물에 대한 실질적인 협박과 모욕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외국에는 많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국회의원과 새로운미래 김종민 국회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세종갑이 지역구인 김종민 의원은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법 통과를 위해 힘을 이어가겠다고 발언했다.
세종갑 국회의원인 김종민(새로운미래) 의원은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법 통과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세종을 강준현 의원 역시 힘을 보탰다.
김종민 의원은 "중요한 것은 법이 통과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 등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