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광주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83.61%를 득표하며 압승 기세를 이어갔다. 최고위원 후보 중엔 광주에 지역구를 둔 민형배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4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지역 순회 경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김두관 후보는 14.56%, 김지수 후보는 1.82%를 각각 득표했다. 14.56%는 이번 전당대회 들어 김 후보가 얻은 지역 경선 최고 득표율이다.
이 후보는 합동 연설회에서 "광주는 '일베'나 다름 없던 공장 노동자 이재명을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며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투사로 만들고 나라의 중추, 민주당의 지도자로 여러분이 키워주셨다"고 호소했다.
이어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들의 일자리 대부분이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돼 사람들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 양극화와 경제체제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며 기본소득을 비롯한 '기본 사회', 에너지 전환, 지역 균형 발전 등 자신의 정책 비전을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이 후보가 '먹사니즘' 등 복지에 대한 여러 비전을 말하는데 이를 실현하려면 많은 예산이 든다"며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우리가 확실하게 챙겨야 할 계층은 서민과 중산층, 사회적 경제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인데 왜 우리 당에서 먼저 용산과 국민의힘에서 알아서, 확실히 챙겨주는 그들을 신경 쓰나"라며 감세 입장을 밝혔던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또 "제가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많은 차기 대선 주자들을 함께 키우겠다"면서 "우리는 내부적으로 연대하고 연합할 때 승리해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탄희 전 의원 등을 언급하자 관중석에선 야유와 환호가 뒤섞여 나왔다.
최고위원 후보 중엔 다른 지역 경선에서 내내 하위권으로, 전날까지 누적 7위였던 민형배 의원이 27.77%를 득표, 지역 경선에서 처음으로 1위를 했다. 민 의원은 광주 광산을 지역구로, "민주당의 뿌리 이곳 광주, 전남에서 시작해 수도권으로 북상하는 대역전의 태풍을 만들어주실 것을 확신한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김민석(17.42%), 한준호(11.67%), 정봉주(11.58%), 전현희(10.73%), 이언주(9.04%), 김병주(8.31%), 강선우(3.48%) 후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날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도 광주 연고를 내세우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완창하거나(강선우 후보), "광주 5·18 진상규명을 요구하다 3년 감옥에 갔다"(김민석 후보), "광주는 제 영혼의 고향"(전현희 후보) 등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들이 "윤석열 정권 탄핵", "조기 대선 실시" 등을 외칠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광주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는 해당 지역 선거인단 10만2925명 가운데 2만6033명이 투표에 참여해 25.2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총 15차례 열리는 지역 순회 경선은 오는 17일 서울에서 종료된다. 다음 날인 8월 1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민주당은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