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맞아 이용객이 몰리는 부산 김해국제공항이 진입로 '무개념' 주차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버스가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등 교통 흐름까지 방해하자 공분이 확산하고 있지만, 한국공항공사는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으며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1일 한국공항공사 김해국제공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8시쯤 공항 입구 진입로에 주차된 차량이 길을 막고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공항 주차장과 맞닿아 있는 진입로는 국제선 출발층으로 향하는 길로, 평소 공항 리무진 버스와 택시 등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다.
특히 차량이 교통 흐름을 크게 방해하는 위치에 주차돼 있어 리무진 버스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도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공항 측이 급하게 차주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차주는 이미 비행기를 타고 출국한 상황이었다.
차주의 동의를 받고 견인을 시도했지만, 해당 차량은 '수소연료' 차량이라 견인에도 실패했다. 수소 차량은 구조적 특성상 바퀴 4개를 모두 들어 올려 견인해야 하는데, 차량이 인도 경계석에 붙어 있어 견인할 수 없었다는 게 공항 설명이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차주가 출국한 것으로 보이는 새벽 시간대 주차장이 모두 만차여서 급하다 보니 갓길에 주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견인도 불가능해 2일 차주가 귀국해 차를 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원이 접수된 다음 날에도 공항 진입로에는 다른 차량 여러 대가 줄지어 세워져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같은 날 저녁에도 도롯가에 승용차를 세워두고 해외로 출국한 사례가 또다시 확인됐다. 공항 측은 차주에게 연락해 견인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무개념 주차'로 인해 공항 이용객 불편이 반복되고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공항 측이 불법 주정차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관련 민원을 접수해 교통 불편이 발생하는 상황을 알고도, 며칠 동안 주정차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사실상 상황을 방관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해공항 관계자는 "사람이 계속 서서 관리하기에도 어려움이 있고, 일반적인 라바콘(안전 고깔)은 바람에 날아가거나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고정되는 구조물을 설치하려고 검토 중"이라며 "주차된 수소차량이 빠지면 해당 지점에 주정차를 막는 고정물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리무진 버스 등 차량들이 서행해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항 이용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휴가 기간인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1일까지 김해공항에는 하루 평균 276편의 항공편이 운항한다. 이 기간 이용객은 84만 3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출발편 기준으로 이용객이 가장 많은 날은 오는 3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