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삶의 터전 잃었는데 또…" 양구군, 신규 댐 후보지 포함에 '강력 반발'

양구 수입천. 양구군 제공

강원 양구군 주민들이 신규 댐 건설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가 댐 건설 후보지에 양구군을 포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양구군은 지난 30일 환경부가 발표한 신규 댐 후보지에 방산면이 포함된 것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31일 양구군에 따르면 지난 1973년 소양강댐 건설로 수인리와 웅진리, 원리 등 상당수의 주민이 이미 삶의 터전을 잃었고, 도로가 끊겨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하며 지역경제 침체와 주민 건강 악화 등 큰 고통을 받아왔다.
 
양구군은 위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 2001년 댐 후보지로 포함됐다가 2007년 12월 후보지에서 제외됐던 방산면 밤성골댐이 다시 신규 댐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환경부를 방문했다.

환경부 방문을 통해 그동안 소양댐 건설로 인해 겪었던 경제침체, 인구소멸 가속 등의 피해를 재차 설명하며 양구군에 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면 검토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건의했다. 당시 환경부 관계자로부터 댐 건설을 희망하는 지자체도 있으니 지역 주민이 반대하면 건설하기 어렵고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환경부 관계자가 양구군을 방문,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용수 확보와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해 댐 건설이 불가피하고 방산지역이 최적지라며 댐 건설을 언급했다. 이에 서흥원 양구군수는 "이미 댐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은 주민에게 또 다른 댐을 건설해 같은 피해를 반복할 수는 없다"며 반대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댐 건설 후보지에 양구군을 포함했다는 것이 양구군의 설명이다.
 
양구 두타연. 양구군 제공
신규 댐 예정지인 방산면은 두타연 계곡이 위치한 곳이다. 두타연은 60여년 동안 민간인 출입 통제 지역으로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DMZ 희귀 동식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열목어와 산양의 최대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신규로 건설될 댐의 총저수용량은 1억 톤으로 8천 톤 용량의 의암댐보다 훨씬 큰 규모다. 댐이 건설되면 고방산 인근에 위치한 약 3만 1천 평의 농지와 주택, 펜션, 창고 등의 건물이 수몰되는 위기에 처하며 이뿐만 아니라 수입천 상류와 송현2리 마을 상당수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양구군은 판단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을 위한 다목적댐 건설이라면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농민들의 큰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서 군수는 "양구군민들은 소양강댐 건설 이후 수없이 많은 고통을 인내하며 극복해 왔다"며 "이러한 군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지역에 또 다른 댐을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댐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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