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어디로?…광주시, 광산구서 첫 소각장 설명회 열려

박병규 구청장, 전문 기관 등 주민 200여 명 참석해
주민들, "인체 영향, 공법 등 정보 부족해"
전문가, "공법과 방식은 입지 선정 이후 결정돼"
이후 21개 동별 개별 설명회도 추가 개최
남구, 북구는 8월부터 설명회 예정

광주 광산구청 윤상원홀에서 26일 오전 열린 자원회수시설 건립 주민설명회. 김수진 기자

광주시 광역 자원회수시설(소각시설) 입지 공모 방식이 변경된 이후 광주 광산구가 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주민 의견을 듣고 소각시설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광주 광산구는 26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광산구청과 수완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광역 자원회수시설(소각시설)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박병규 광산구청장을 비롯해 박현석, 양만주, 정재봉, 국강현 광산구의회 의원, 환경 전문업체인 한국종합기술 류재영 상무, 공무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광주시가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광역 자원회수시설(소각시설)은 앞서 두 차례의 소각시설 입지 공모를 진행했지만 무산됐다. 이날 오전 광산구청에서 열린 설명회는 시가 공모 방식을 '선 자치구 신청, 후 광주시 추진'으로 변경해 재공모에 나선 가운데 입지 신청 전 주민에게 소각시설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2030년부터는 매립할 수 없는 배출 쓰레기를 다른 방법으로 소화하기 위해 해당 시설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장소를 결정하기 전에 충분한 대화를 시도해야 접근 방법을 모색하고 주민이 주체가 되는 방식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원회수시설 용역을 맡은 바 있는 한국종합기술 관계자가 전문가로 참석해 소각시설의 건립계획과 해외 사례, 인체·환경오염 영향,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이후 광산구청 청소행정과장과 주민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광주 광산구청 윤상원홀에서 26일 오전 열린 자원회수시설 건립 주민설명회에서 주민 질의응답이 이어지고 있다. 김수진 기자

광주 광산구 본량동에서 참석한 주민 김진옥씨는 "시설 공법과 어떤 선진지를 기준으로 하는지, 배출 물질 최소화 근거 등을 알기 어렵다"며 친환경 소각 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광산구청 관계자는 "소각시설 자체가 시작 단계에 있어 입지 선정이 된 이후에 소각 방식 선정 등이 결정된다"며 "공법과 방식에 있어 추천되는 방식이 있을 뿐 확정된 바 없다"고 대답했다.

일부 주민들은 기존 삼도동에서 외부 토지 소유주가 주민 동의 없이 사업을 신청했던 사례를 이야기하며 공모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광산구 우산동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다이옥신 등 인체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들이 소각단계에서 나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번 설명회에 대해 광주시농민회 이준경 회장은 "다음 설명회는 과학적인 접근을 토대로 인체 위험성에 대한 부분을 데이터 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우리나라의 시설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더욱 안전하다고 하는 말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 기술에 투자를 많이 해서 불완전 연소로 인한 유해물질 방출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광주 광산구청 윤상원홀에서 26일 오전 열린 자원회수시설 건립 주민설명회에서 광산구의회 국강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광주시는 일일 65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용역사가 시설 설치부터 운영 단계까지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주민들이 24시간 현황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폐기물을 소각하고 발생하는 에너지를 통해 체육·공원·레저 등 편의시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광산구는 이날 설명회 이후 21개 동별 개별 설명회도 추가로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서구와 동구는 현재 설명회를 준비 중이며 남구는 오는 8월 중에, 북구는 8~9월 사이에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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