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하자 당국이 각종 출산 장려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일부 회사들이 임신 중인 여성 구직자를 걸러내기 위해 불법적으로 임신테스트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난둥시 검찰은 여성 구직자들을 상대로 불법 임신테스트를 실시한 회사 16곳을 적발했다.
난둥시 검찰은 또 회사 16곳을 대리해 여성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임신테스트를 168차례나 실시한 병원 두 곳과 검진센터 한 곳도 적발했다.
이들 병원은 여성 구직자들에게 임신 테스트를 실시할 것이라는 서면 안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모호한 구두 안내를 실시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런 불법 임신테스트 실시로 최소 한 명의 여성이 임신 중인 사실이 밝혀져 취업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여성은 회사의 불법 행위가 적발되자 배상과 함께 결국 고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중국은 구직자들에 대한 신체검사의 일환으로 임신테스트를 하는 것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지만 많은 고용주가 출산 혜택 비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불법 임신테스트가 성행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의 출산 관련 법은 각 지방마다 다르지만 현재 중국 여성들은 최대 6개월간 출산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각 지방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출산 관련 혜택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적발된 회사들처럼 임신 등을 핑계로 여성의 고용을 기피하는 문화가 팽배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 967만 명을 기록하며 지난 2022년 말보다 208만 명 감소했다.
중국 인구는 2022년 말에도 전년 말 대비 85만 명 줄어들며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든 바 있는데 매년 인구 감소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5년이면 중국 인구가 14억 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