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바꾼 한은…'금리 인하' 방향 전환은 언제?

금통위, 기준금리 3.50% 12차례 연속 동결
이창용 "차선 바꾸고, 적절한 시기 방향 전환 상황 조성"
금통위 "물가·성장·금융안정 등 점검해 인하 시기 등 검토"
"부동산·가계부채·환율 등 불확실..인하 상당 시간 걸릴 수도"
전문가 다수 "10월 한 차례 0.25%포인트(p) 인하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2차례 연속 동결이자, 최장기간 동결 기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그러나 외환시장,수도권 부동산,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화 긴축을 시작한지 3년 만에 기준 금리 인하 시점 검토에 대한 첫 언급이다. 
 
물가는 완만한 둔화 추세를 보이며 금리 인하 조건을 충족해가고 있지만, 유가와 외환시장, 부동산 불안,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감안해 당분간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상황을 점검한 뒤 인하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담은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공식적으로 금리 인하 검토 시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어느 시점에 금리가 인하될지에 모이고 있다.
 
구체적인 인하 시점은 외환시장, 주택가격, 가계부채의 흐름 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달렸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최근 금리인하 기대로 외환시장과 주택가격,가계부채 상황이 불안해진 것을 조기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 총재는 "대다수 금통위원은 물가와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이 기대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줘 집값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모든 금통위원이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가계대출,부동산 가격,외환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금리 인하는 해를 넘어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가계대출과 부동산 가격 등이 안정될 경우 이르면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9월 첫 인하를 시작해 연내 0.25%포인트(p)씩 두 번, 0.50%포인트(p) 낮추고 한은은 10월 한 차례 0.25%포인트(p)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불안한 외환시장을 고려할 때 미국이 오는 9월쯤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우리나라는 10월쯤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박종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이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9월에 한 번, 12월에 또 한 번 각각 0.25%포인트(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나라는 올해 10월 0.25%포인트(p) 한 차례 인하만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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