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홍명보였나 "빌드업 축구 지속성+연령별 대표팀 연계성"

홍명보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연합뉴스
외국인 사랑탑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그리고 홍명보 감독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기술강화이사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이유를 밝혔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후 이임생 이사가 대표팀 사령탑 작업을 수행했고, 지난 7일 홍명보 감독 내정을 발표했다.

이임생 이사는 8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는 대한축구협회의 축구 철학과 게임 모델에 맞는 사령탑이었다. 또 A대표팀은 물론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과 대한축구협회 전무 경험 등으로 각급 대표팀의 연속성을 추구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임생 이사는 "빌드업 과정에서 라볼피아나(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 형태와 비대칭 스리백을 쓴다.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한다. 선수의 장점을 잘 살려 어태킹 서드에서의 라인 브레이킹, 카운터와 크로스, 측면 콤비네이션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지난해 K리그1 기회창출 1위, 빌드업 1위, 압박강도 1위였다. 활동량은 10위인데 효율적이었다는 의미다. 아르헨티나도 카타르 월드컵 우승 때 활동량은 하위권이었다. 한국 축구에 주는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20세 이하, 23세 이하 지도자 경험 및 협회 전무 행정 경험으로 폭넓은 시각이 있다. 앞으로 각급 대표팀의 연속성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한국 축구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 선수단 내 불화 등 문제에 직면했다. 이임생 이사는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 필요하다. 원팀 정신을 만드는데 탁월한 감독이다. 지난 외국인 감독을 교훈 삼아 자유로움 속 기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K리그 우수 선수 발굴 및 컨디션 체크가 용이하고, 연령별 연계성을 가져가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네 번째는 홍명보 감독이 남긴 성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실패를 맛봤지만, 앞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K리그1에서도 울산의 2연패를 이끌었다. 후보에 오른 외국인 감독과 비교해도 떨어질 것 없는 성과다.

다섯 번째는 시간이다. 당장 9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되기 때문. 여섯 번째는 대표팀 사령탑 경험, 일곱 번째는 외국인 사령탑 후보들의 성과 부족, 여덟 번째는 외국인 후보들의 국내 체류 기간 문제 등이다.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을 만나기 전 유럽 출장을 통해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을 만났다.

이임생 이사는 "한국 축구가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외국인 후보자들의 문제는 없었다. 철학도 확고했고, 나 역시 그 철학을 존중했다"면서 "다만 과연 그들의 철학이 현 시점 우리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됐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부터 빌드업과 미드필더를 통해 기회 창출을 하는 축구를 한다. 한 명은 롱볼을 통한 경쟁, 빠른 서포트를 하는 축구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 한국에 맞을까 문제였다. 또 한 명은 하이 프레싱이 철학이었다. 빌드업을 통해 미래를 향해가고 있는데 하이 프레싱이 맞나 고민했다. 중동에서 상대가 내려앉았을 때 빌드업으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수비를 끌어올려 카운터를 맞는 것을 극복할 수 있을까, 후반 체력 문제는 없을까 고민했다"면서 "울산은 K리그1 빌드업, 기회 창출 1위다. 모든 것이 홍명보 감독이 맞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해오던 스타일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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